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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도'에 관한 리뷰...의 제목이나 평가및 기사를 보면 조금 놀라게 된다. 한 마디로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사도세자'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사도'는 참으로 새롭다나 뭐라나. 하지만 나처럼 한중록을 수십번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 '사도'는 전혀 새롭지 않을 뿐 아니라 ..
영화 사도를 한참 홍보할 때, 대체 사도세자를 소재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게 가능한가? 의아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그래도 하나 건진 게 있다면, 21세기식 사고방식으론 죽었다깨도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를 이해하기 힘들겠구나 싶은 것이다. 왜냐면, 결국 아버지가 ..
사극을 보면서 어떤 종류의 감정을 느낀다는 건 내겐 새로운 경험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병훈 피디의 사극이 내게 성공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애잔하여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아픔을 내가 느꼈다는 점이다. 이산을 보자면, 문제의 홍국영인데, 이 홍국영이라는 사람은 참으로 나를 열받게 하는 인물이었다. 내가 홍국영에 관련한 생생한 기록을 처음 접한 것이 '한중록'인데, 내가 처음 한중록을 읽었을 무렵,난 어렸다. 비판 능력이 매우 부족하여 저자가 내게 주입시키고자 하는 사고에 그대로 묻어가던 시절이다. 혜경궁은 긴 지면을 할애하여 홍국영에 대한 증오를 표출하고 있다. 한중록의 저자는 정조의 어머니이고, 어머니 입장으로 본 홍국영은 천하의 죽일 넘이다. 못마땅해 죽고, 미워 죽고, 괘씸하기 그지 없는 역적..
느닷없이, 그야말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장편 사극에 눈을 돌리기로 하고 처음 선택한 '이산'을 완주한 후에 문득 이병훈 피디라는 사람에 생각이 미칠 정도로 나는 참으로 둔감하고 무심하다. 작년인가, 그때도 잠시 이름난 장편 사극 중에서 '주몽'과 '허준'에 도전한 적이 있다. 허준은 그렇다치고 역시나 장편 사극에 반드시 나오는 후계자 다툼과 권력투쟁에 넌더리를 치면서 아무튼 주몽을 끝까지 보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왜 그토록 시청률이 높았는지, 왜 시청자들이 그 드라마를 좋아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일말의 얕은 재미는 있었고, 그래서 적어도 중간에 보기를 때려치우진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허준이다. 이산을 만든 이가 이병훈 피디라는 꽤 유명한 사람이고, 이 ..
드라마 이산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장르, 즉 장편 사극이다. 장편 사극은 아무리 참신하게 만들어도 구태의연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그것이 내가 그 장르를 싫어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또한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영조네 집구석 이야기가 안나올래야 안나올 수 없는 이산 정조의 일대기이다. 화안옹주니,정후겸이니,김귀주니,홍인한이니 이런 인간들에 홍국영이 가세하는 데다가 이가 박박 갈리는 노론들의 발버둥에 더불어 사도세자 스토리는 정말 이젠 피하고 싶은 소재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드라마 '이산'을 피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위에 서술하였듯 이 드라마는 필연적으로 비극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역사를 드라마적으로 각색하고 별 짓을 다한다해도, 또한 정조가 그 어떤 큰 꿈을 지녔고, 꼴통 정신이..
난 중드를 무척, 매우, 아주 싫어하는 편이다. 내가 즐겨 보고 또 보고, 이어서 소장까지 하고 있는 포청천 외에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또 보았으며, 소장까지 하게 된 또 하나의 드라마가 바로 '후궁견환전' 인데, 이 두 드라마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배우들이 멋있다. 남자 배우..
신의 퀴즈 시리즈, 뱀파이어 검사 시리즈, 그리고 특수사건전담반 TEN 시리즈 등등 OCN에서 만든 특출난 드라마들이 줄을 이었던 것이 2~3년 전이다. 케이블 드라마에 별 관심 없던 내 귀에까지 흘러 들어와서 보게 만들고 이어서 내 주요 즐감 드라마 리스트에 그 목록을 올린 드라마이며,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일면 너목들은 참 재밌는 드라마이다. 요즘엔 워낙에 재밌는 드라마가 없기에, 그리고 가볍게 그리고 편안하게, 혹은 감동을 담아 웃거나 울 수 있는 드라마가 없기에, 너목들 정도의 웃음이나 눈물이나 감동도 감지덕지하게 감사하며 받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대목에서 웃음이나 눈물, 혹은 감동의 포인트를 찾았을까? 나같은 경우, 우선 주인공 두 남녀는 일차적으로 제외된다. 너목들에서 가장 재미없고 짜증나는 요소가 그들이다. 여주는 얄밉고, 남주는 오글거린다. 남조는 윤상현인데, 시크릿 가든에 이어서 날 실망시키지 않아 호감이 증폭되었고, 여조는 몇 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너목들에서 감동의 한 주축이었던 김병옥씨 덕분에 많이 해소되었다. 내가 너목들을 재밌게 봤다면 아마도 재판씬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