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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일면 너목들은 참 재밌는 드라마이다. 요즘엔 워낙에 재밌는 드라마가 없기에, 그리고 가볍게 그리고 편안하게, 혹은 감동을 담아 웃거나 울 수 있는 드라마가 없기에, 너목들 정도의 웃음이나 눈물이나 감동도 감지덕지하게 감사하며 받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대목에서 웃음이나 눈물, 혹은 감동의 포인트를 찾았을까? 나같은 경우, 우선 주인공 두 남녀는 일차적으로 제외된다. 너목들에서 가장 재미없고 짜증나는 요소가 그들이다. 여주는 얄밉고, 남주는 오글거린다. 남조는 윤상현인데, 시크릿 가든에 이어서 날 실망시키지 않아 호감이 증폭되었고, 여조는 몇 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너목들에서 감동의 한 주축이었던 김병옥씨 덕분에 많이 해소되었다. 내가 너목들을 재밌게 봤다면 아마도 재판씬들 때..
포청천 90년대 판에서도 걸작에 속하는 '천하제일장'에서 주인공은 이런 대사를 한다. '사랑이 없다면, 세상은 살 가치가 없다' 진부한 말이지만, 동시에 절절한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은 꼭 상대가 반대 성이 아닐지라도 뭔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지도... 암튼, 시크릿 ..
별순검 시즌2는 20부작이며, 매회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별순검들이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수사극인 것은 시즌1과 비슷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12년 전에 벌어진 수수께끼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받는 진무영과 한다경과,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사관들이 곧 ..
별순검을 보면서 난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새삼 전율을 느낀다. 예컨대, 피라는 것 말이다. 인간이라는 것이, 아니 생명 중에서도 인간의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요사스러운 가, 혹은 얼마나 집요한 가를 절감하며 보았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일찌기, 인간이 세상에 한번 나오면 설사 ..
별순검은 수사극으로서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수사극이 드라마적 재미가 있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건만 거기에 감동까지 준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수사극이 잘 만들어지기 힘든 이유는 작가들의 상상력 부족과, 공중파라면 표현의 한계가 원인일 것이다. 증거에 의거한 논리의 비약..
내가 지금 이 시점이 아닌, 즉 태왕사신기가 처음 방송된 2007년이나, 그 즈음에 봤다면 맘껏 씹어줄 요소가 넘치도록 많은 작품이지만,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에 본 것이 나에겐 이 작품이 참 대단해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드라마는 퇴화를 거듭하다못해 쌍팔년도 드라마가 명작으로 보일 정도이다. 출생의 비밀에, 불치병에, 고부간의 갈등에, 덧붙여 마마보이에, 불행한 여자 앞에 반드시 나타나는 재벌급 구원의 왕자, 거기에 무시무시한 복수극이 판을 치는데, 주인공과 작가와 제목만 다를 뿐 내용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그게 아니고 조금 다른 소재다 싶으면 이번엔 배우들이 거슬린다. 이거야 원 아이돌 출신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도무지가 민망해서 봐줄 수가 없다. 그러니 태왕사신기쯤 되면 내겐 고전..
한동안 중단했던 옛드라마 순례를 하다보니, 웬마한 건 거의 건드려서 건질 만한 드라마가 별로 없다. 아직 남겨놓은 몇몇 드라마는 시답잖은 이유에서 미루고 있다. 다시 말해서 배우들이 영 떙기지 않는다고할까? 요즘엔 도통 볼 만한 드라마가 없다. 다손 이후로 정신을 차리고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