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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낙서260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 가끔, 뭔가가 스물스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불안이다. 불안이란 모든 것의 근원이다. 인간이 부족한 존재인 이상, 뭔가가 보호해주고 있다는, 예를 들면 가족이나, 재산이나, 자식이나, 건강이나 뭔가가 나에게 있다고 믿는 것은 실은 자기 기만이거나, 운명의 기만이거나, 하여튼 무언가의 기만이다. 실은 혈혈단신에 망망대해에 혼자 둥둥 떠있는 막연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다. 그것은 내가 인지하기 이전부터 늘 내게 달라붙어 다니는 근원적 실존적 불안이다. 그것은 인간의 근원이다.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이다. 그것이나 같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그 어떤 엄호도 해줄 것이 없고, 보호막도, 방어막도 없는 맨몸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사.. 2023. 1. 20.
병원에 다녀왔다 2006년쯤이었던가? 공황장애.증상이.신체적.반응으로.나타나는.바람에 고통받다가.처음.찾았던.병원이다. 10년이.넘는.시간이.흐른.뒤에.다시.찾은.그.병원이다. 처음엔 1주에 한 번, 입원하라는 협박(?) 한참 후에 2주에 한번,그동안 약을 여러 번 바꾸는 것 같았다. 나에게 맞는 약을 찾는 듯.했다. 작년부터 3주에 한번,상태가 좋을 땐 몰라도악화될 땐 힘들었다. 공황장애와.다른.점은. 매번.상담을.한다는.사실이다. 상담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 처음 만났을 땐의사도 나도 젊었는데 이젠 둘 다 나이가 들었다. 벌써.4년.째.다니고.있다. 괜찮을 땐 몰라도상태가 나쁠 땐 의사를 만나서 넋두리하는 게 싫다. 넋두리가 아니라, 내 상태가 어떤가를 보고하는 거지만, 그게.바로.넋두리가.되는.게.싫다. 저 사.. 2023. 1. 5.
나의 성탄절-2022(2) 2022년의 나의 성탄절은, 메인 컴퓨터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저녁 미사까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시작되었다. 난 아직도 윈도우 7을 쓰고 있는데, 지원이 끝났다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이젠 게을러지고,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곤 가끔 글을 쓰던가 검색을 하던가 그나마 인터넷은 휴대폰으로 하고, 영화나 드라마들을 잔뜩 받아놓고 티비와 연결해서 하루 종일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용도로 밖엔 쓰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포토샵에, 에펙, 프리미어, 베가스 등등으로 갖가지 영상을 만드는 취미에 골몰했었지만, 그것도 싫증난 지 오래이다. 게다가 난 게임엔 전혀 관심이 없다. 아니 소질이 없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최고 사양으로 컴퓨터를 조립한 지 거의.. 2022. 12. 28.
나의 성탄절(1)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들떴던 시절이 있었다. 거리엔 산타와 잔뜩 장식된 트리가 난무하고 진부하지만 유쾌한 캐롤을 상점마다 틀어대서 가슴을 뛰게 만들고 교보문고에서 카드를 골랐던 시절이 있었다. 성탄절 전야엔 친구들과 어울려 이태원에서 밤새워 논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난 실제로는 성탄절의 그러한 으례적인 행사같은 짓거리들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난 선천적으로 음주가무를 즐기지 않았다. 그저 당시엔 혼자 보내는 성탄 전야 같은 건 상상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저 친구들과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무시무시한 인파에 휩쓸려 추위 속에 거리를 헤매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을 뿐이다. 나이가 좀 더 들자, 더이상은 그런 쓸데없이 즐겁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으례적인 성탄 전야의 음주가무가 공허하고 마음은 허전하면서 .. 202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