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김장, 그리고,세월
난 김장 김치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왜냐면 그땐 내가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땐 딤채 따위가 아니라 뜰에 파묻은 장독에 김치가 가득히 들어 있었다. 딤채가 아무리 좋다 한들, 땅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던 그 김치의 맛을 따를 수가 있을까? 지금이라도 뜰이 있다면 예전처럼 그렇게 땅 속의 딤채를 만들어서 그 시원하고 독특한 김장 김치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우리 집 김장은,내가 기억하기론, 어렸을 땐 백포기 쯤 했던 것 같고, 무슨 잔치처럼 집안이 난리가 났었던 것 같다. 누가 했는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당시엔 '식모'라고 불리던 '가사도우미'와, 엄마,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달려들어 그 엄청난 양의 김장을 해치웠다. 난 김장독을 열어 깊숙히에 드문드문 묻혀있던 김장무를 잔뜩 꺼내서 젓..
2022.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