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타버려... 본문
춥다..
아니
추워졌다..
지난 금욜에
밖에 나갔을 때만 해도
더울 지경이었는데..
11월에 오는 비는..
아직도 버티는 마지막 잎새들을
떨구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11월의 어느날
깊은 밤,
천둥번개와 바람을 동반한
비에
마침내 굴복하고
땅으로 내려온다.
그래도
아직도 버티는 잎새들이 있을 것이다
그토록 사랑하고, 기다리던 가을..
버버리 코트의 깃을 세우고
경복궁에 가서
사진을 잔뜩 찍어오리라 다짐했던
이 가을..
그러나
난
두문불출..
황금같은 이 시기를
그냥 멍하니 흘려보낸다
은행잎이 수북히 쌓인
길을 가을마다
걸었는데
올가을엔
난
그것도 모른다
오늘..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나서
종일 듣는다.
듣고 또 듣는다..
타버려...
태우고..태우고..
태운다고 사라지나?
지운다고 지워지나?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아니
커피만 들이켰다
물도 마셨다
우유도 한 잔 마셨다
그게 전부다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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