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본문
대학 시절 음악사 시간에 땡땡이를 치는 바람에
별로 얻는 지식은 없고,
출석율을 채우기 위해, 혹은 대출해주는 친구가 오히려
내게 대출을 부탁하고 땡땡이를 칠 때만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어야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난 중요한 지식을 얻었다.
즉, 음악사는 곧 카톨릭 음악사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음악의 역사는
카톨릭 음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건 우리나라의 음악사는 아니고,
세계 음악사가 그렇다는 것이다.
대개 고전 음악의 대가들도
바로 그러한 카톨릭 음악에 기초한
명작들을 많이 배출했다.
바하나, 헨델은 물론이요,
모짜르트의 레퀴엠은 다름 아닌 진혼 미사곡이니,
미사곡은
키리에
글로리아
상투스
아뉴스데이
등등으로 이뤄지는데
그 중 가장 백미는 역시 키리에이다.
난 뒤늦게 카톨릭에 입문하면서
무엇보다 카톨릭 음악에 심취했다.
개신교와는 좀 분위기가 다른 게
바로 카톨릭 음악인데,
아무래도 기나긴 음악사를 뒤에 거느리고 있으니
그 깊이는 말로 할 수가 없다.
미사는 역시 창미사가 제맛이 난다.
키리에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라는 기도문이다.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그 말을 처음 접한 게 바로 올훼스의 창이다.
그떈 물론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말 뜻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후
어느날 카톨릭에 입문하여 첫미사를 봤을 때였다.
그리고
바로 그 기도문에 꽂혀서 난 카톨릭 세례를 받았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기도가
바로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이라고 난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신에게 구할 수 있는 게 뭘까?
무한한 이 세계의 개미같은 존재인 우리는
절대신에게 자비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난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말은 늘 나에게 눈물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내 영혼을 뒤흔드는
유명 작곡가들의 미사곡에서
주옥같은 키리에를 들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키리에는
다름 아닌
테제(Taize) 음악에서 들을 수 있었던
키리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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