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주지훈/앤티크 (35)
모놀로그
이 장면을 볼 때마다 난 참...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방황에 방황을 거듭하고, 자살까지 감행하며 고통에 몸부림치던 진혁은 마침내 자신의 과거를 없었던 일로 치고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분명히 일어난 일인데, 그걸 부정해봐야 없었던 일이 되는가? 그로 인..
앤티크에는 여자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앤티크에 은은히 흐르는 감성은 결코 남성적이진 않다. 온전히 남성들만의 세계, 네 남자가 인간의 네 가지 유형의 아픔을 그려내고 있을 뿐, 아니.. 세상엔 그보다 더 많은 유형의 아픔이 있을 것이지만 어떻든 그들은 남자이기 전에 인간이고, 그래서 잔..
앤티크의 사장 진혁은 괴롭다. 비록 작은 가게지만 그래도 최고급 찻잔에, 업계(?)최고의 파티쉐인 이른바 전설의 명인이 만드는 눈부시고 독창적인 케잌들... 그토록 럭셔리한 케잌점의 사장이건만 한동안은 손수 앤티크의 청소부를 겸임하셔야 했으니 그 이유인즉, 하필 전설의 명인께선 마성의 게..
드디어 진혁은 선우를 고용해서 개점을 하였다. 그러나 장사는 안되고 선우는 남자 점원과 다시금 치정 문제를 일으켜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개점 이후에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은 역시나 가볍고 유쾌하고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은밀한 유머 감각들이 여기저기에 깔려 있어 난 즐거운 비명을 지..
선우와 진혁은 게이클럽에 있다. 선우는 무대 위에서 현란하게 춤을 추고 그에 열광하는 게이들에게 둘러싸여 완전히 그들의 영웅이 되어 있다. 진혁은 바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그런 선우에게 잠시 정신을 판다. 늘 소심하고 샌님 같았던 선우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싶어 내심 놀라면서 호기심을 느..
정원의 케이크점 선언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한참 공사중인 가게에 있는 진혁은 정원에서의 앳띤 모습이 아니라 보다 의젓하고 수염까지 난 원숙한 모습이다. 거기에 파티쉐가 찾아온다. 그는 다름아닌 오래 전 진혁이 모욕을 줘서 내몰았던 민선우. 맞은 사람은 발뻗고 자도 때린 사..
오프닝이 끝나고 갑자기 저택의 정원에 모인 단란한 가족이 나타난다. 진혁은 바로 조금 전에 보여진 오프닝에서의 그 비참했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스마트하고 건전해보이는 모양새로 가족들 틈에 앉아 있다. 이 장면에서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느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진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