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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그리고 만남

모놀로그 2010. 7. 28. 22:56

 

 

 

 

 

어제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녕 이게 무슨 변괴란 말인고?ㅋ

 

하튼 기억나는 건

7시 경에

잠시 침대에 누웠다는 것 뿐이다.

 

종일 굶다시피 했고,

 

오후에 고로께를 하나 먹었다.

 

그리고 커피를 줄창 들이붓고,

 

이어서

피곤해서 잠시 누웠는데

 

그길로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떠보니

 

아침이었다.

 

다른 떄와 달리

쉽사리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하루..

 

종일 개운치 않고 졸렸다.

 

참다못해

다시 누웠는데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정신없이 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겨우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서

 

문득  생각해보니

 

어제 그 고로께 이후로

먹은 게 없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더니

 

엄마가 외식을 하잰다.

요즘 신경을 많이 쓰고

개쉐이 덕분에

맘고생 위에

벽돌 한 장을 더 얹었으니..

 

다들 녹초가 되어 있고

입맛을 잃은지 오래다.

 

마지못해 나가서

별 맛도 없는 외식을 하고

 

다시 집으로 와서

 

이러고 앉아 있다.

 

여전히 졸린다.

 

다시 침대에 쓰러지기만 하면

정신없이 잠이 들겠지?

 

오늘을 잘 기억하자.

 

오늘은

난 수많은 이별을 했으니까.

 

몇 년을 끌었던 집착에서 해방되고,

일년을 끌었던 인연에서도 해방되고,

 

많은 자잘한 인연을 정리하고,

 

문득

어제 솔과 네이트로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그는 며칠 전에 갑자기 전화를 걸었다.

 

몇 달이나 연락을 서로 안했는데

갑작스레 전화가 온 것이다.

 

네이트도 끊어버렸는데

 

나보고 들어오랜다.

 

망설이다가 들어갔다.

 

 

난 왜 내게 전화했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는 누군가와 쉽게 헤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연의 가느다란 줄을 이어가는 걸 좋아한단다.

 

난 누구던 쉽게 헤어진다고 말하자,

 

그건 좋지 않다고 했다.

 

난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래?

 

그건 나쁜건가?

 

정말 그런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난 쉽게 돌아서고

인연을 놓아버리고

 

등을 돌리고

 

잊어버린다.

 

그게 나쁜건가?

 

오랜 친구도 하루 아침에 버리고,

 

오랜 사랑도 하루 아침에 버린다.

 

그게 나쁜건가?

 

그들이 보기에 난 이상한 인간인가?

 

하지만,

난 사실 화가 났다.

 

기껏

자신의 신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그의 생각이 더 이상한 거 아닐까?

 

난 늘 내가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자부한다.

그 사고에 따르면

그의 마인드는 제멋대로이다.

 

우리는

그렇게 대단한 인연이 아니다.

그저

어떤 목적에 의해서

잠시

한 공간에 있었고,

특별한 사이도 아니었으며

 

그저

동료?

 

그리고

조금 친근하게 지낸 사이?

 

그게 전부다.

물론

그는 내게 잘해주었다.

 

난 그렇게

참을성있게 잘해주는 그에게

감탄하고

그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우린 순수한 만남이 아니었으니

 

그 목적이 다하면

서로 볼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는 날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

 

그래서?

 

그리고 왜?

 

왜 날 좋아하는데..

 

아..

물론 나도 니가 싫진 않지.

 

그건 싫어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니가 인연을 쉽게 끊지 않는다는

너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서

 

내 생각과는 별개로

나를 다시 불러들이는 건

옳지 않다고 봐~!!

 

그건 내가 널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야.

 

인간은

헤어질 때가 오면

헤어져야해~!

 

그게 내 신조야.

 

내 신조가 너와 다르다고 해서

날 비난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아.

 

상대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배려는

주관적이고 이기적인거라고?

 

그렇다면

 

내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넌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게 아닌가?

 

난 너와 인연을 이어가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뭐 그렇게 눈물흘리며

헤어질 사이도 아닌,

 

그야말로

넌 내게 아무것도 아니거든?

 

니가 누군가와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가치관을 가진 건 좋은데

 

나에게 적용시키진 말아줘~!

 

어제 그가 내게 전화한 이유를 알았고,

나름 평가를 내렸으며

판단을 햇고

 

그래서

이젠 더이상

그를 만나기 위해

네이트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를 정리하면서

 

그의 뒤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도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그들은 나의 고통과는 무관하다.

실은

그들이 나의 고통의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나와의 인연이 소중하다는 솔은

과연

내게

뭘 해줄 수 있나?

 

농담따먹기?

실없는 잡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의미를 따지지 않을만큼

우리 사이가 대단한가?

 

그것도 아니다.

 

그렇게

난 그들을 떠나보내고,

 

또한

내가 오랫동안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책임감인지

미련인지

애착인지 모를

 

그곳..

 

내가 몇 년을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런 곳을

또다시 쉽게 버렸다는 이유로

괴로와해온 그곳을

마침내

홀가분하게 떠났다.

 

그렇게

난 많은 이별을 했다.

 

그래서

텅 비었다.

 

난 빈집이 되었다.

 

내가 빈집이 되면

누군가 다시 들어온다.

 

난 기다린다.

 

그 누군가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