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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2010. 7. 21. 08:21

바람과함께사라지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난 스칼렛을 레트보다 좋아했고,

 

비비안 리를 클라크 게이블보다 좋아했다.

 

어쩌면 당시에 어렸기 때문에

클라크 게이블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내겐 너무나 아름다운, 눈부시게 아름답다기보단,

처연하게 아름다운, 비비안 리만 보였다.

 

그러나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

 

난 스칼렛 오하라가 싫었고,

레트를 좋아하게 되었다.

 

난 그 억센 생활력과 상상력 없는 단순무지한 마음을 싫어한다.

 

레트는 왜 그런 걸 사랑했을까?

 

그건 아마

 

그가 처한 상황 탓이리라.

 

당시의 남부에서

그런 여자를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였을 테니까.

 

아니..

아니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지?

 

지금 작품을 논할 마음은 없다.

 

그토록 싫었던 원작 속의 스칼렛..

그러나

 

단 한가지 내가 공감하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그녀가 그토록 원한

돈과 안정을 찾은 후에

 

그러나

 

비로소

느끼는

 

공허함이다.

아니

 

불안감,..

 

두려움..

 

암담함..

 

안개 속을 헤매는 어린애의 꿈.

 

안식처를 찾아 울면서

쫓기는 꿈에 시달리는

 

어린 소녀.

 

안개 속을 마구 달리며

흐느껴 우는

두려움..

 

그게 뭔지

이제 알 것 같다.

 

나도 그게 뭔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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