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이런 날이 올 줄 몰랐구나.. 본문
이건 다모의 황보윤 대사이다.
오늘 나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 나왔다.
살다 살다 내가 개쉐이 문병을 다녀오는 날이 올줄은
몰랐다.
하지만
오전에 급히 입원했다는 소리만 듣고,
시간이 없어 못가보다
방금 문병을 다녀왔다.
이 쉐이를 보기만 하면
그럭저럭 살아날건지, 아니면 가망이 없을건지
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입원실(?)로 황급히 달려가서 들여다보니
녀석의 팔(?)엔
링겔 주사가 꽂혀 있고,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가슴이 내려앉아서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자 고개를 번쩍 들고
잠시 코를 벌렁거리는 것이었다.
이 녀석이
최근 들어
무슨 넘의 병치레가 그리도 많은지
고관절이 빠지고,
눈은 백내장이 심해져서 멀어버리고
수술은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더니
이번엔 콩팥에 결단났다나 뭐라나.
ㅠㅠ
그건 죽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면서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일단
콩팥 세척을 하기 위한 입원이다.
집밖에선 단 하루도 내보낸 적이 없고,
잠자리는 당연히 엄마 옆,
게다가
화장실로 쓰는 다용도실
(개쉐이 전용 화장실이 내 방 만하다니 우라쥘)
에 내보내서
볼일 보고난 후엔
지가 문을 두드리는데
몇 초만 늦게 문을 열어도
발로 걷어차면서 승질부리던 넘이다.
나를 알아보자
벌떡 일어나는 폼이
죽진 않겠구나 싶었다.
눈빛도 살아 있고,
아직은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하루 입원해서
치료받은 효과가 큰 것 같다.
벌떡 일어나자마자
꼬리를 흔들어대다가
엄마까지 오자
다시 코를 벌렁대더니
갑자기 승질 부리기 시작한다.
웃음이 나왔다.
우리 집은
나도 모자라
개쉐이까지 엄마만 보면 승질을 부린다.
이 녀석이
엄마에게 마구 짖어대며
왜 나를 이런 철장에 가둬놓고 난리냐고
버럭 버럭 화를 내는 것이다.
그래도
그저 이쁘기만 하고
그렇게 짖어주는 게
어찌나 대견한지..
오늘밤만 병원에서 보내고
내일부턴
밤엔 집에 데려오기로 했다.
생전 처음
잠자리를 따로하는 엄마는
벌써부터
눈물이 글썽..
다정도 병이어라..
돌아서자마자
다시 보고 싶은
이쁜 우리 강아지야
꼭 나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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