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당신이 사라질까봐... 본문
오늘
녀석을 퇴원시켰다.
사형선고를 받은 거나 다를 바 없는 녀석이다.
수술하기엔 너무 늦었고,
그렇다고
병원에 두자니
평생 갇혀 살아본 적이 없이 멋대로 살아온데다
성격 이상한 녀석인지라
며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말이 입원이지
비좁은 철장 안에 갇혀서
움직이기도 힘든 그런 곳에
이 더위에
에어콘도 틀어주지 않는
우라질 병원..
진이 빠질대로 빠져서
스트레스로 다 죽게 생겼다는 말에
당장 데려오라고 생난리를 쳤다.
죽을 바엔
우리 손으로 보내자햇다.
그런 철장 안에 갇혀서
답답해서 몸부림치며
죽게 하지 말고,
집으로 데려와서
우리 손으로 간호하다
보내자햇다.
불과 며칠 전까지
그래도 어떻든 멀쩡했던 녀석이
어쩌다 저렇게 된 걸까?
그래도
바로 눈 앞에 있으니
맘이 놓인다.
그래..
그 답답한 곳에서
몸부림치느니
니가 평생 살아온
너의 집에서
맘껏 돌아다니다가
가더라도 가거라..
에휴...
왜
문득
혜인이가 한 말이 생각날까.
당신이 사라질까봐 겁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래.
집으로 돌아와서
전처럼
거실에 앉아 있는 녀석을 보며
생각한다.
아직은 우리 눈에 보인다.
아직은
숨을 쉬고 있다.
그게 왜 이리 고맙고 소중할까.
니가 사라질까봐
세상에서,
우리 눈 앞에서 영 사라질까봐
얼마나 겁이 났는지 몰라..
우리 이쁜 강쥐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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