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궁 23부- 주지훈의 신군, 신군의 주지훈 본문
23부의 마지막부분에 이르면,
주지훈의 신군이라고 해야할지,
신군의 주지훈이라고 해야할지
조금 그 경계선이 희미해진다.
아마 그래서 주지훈은 채경을 안고 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그동안의 신군이라면, 사실 그 장면에서 그렇게 눈물을 쏟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드라마를 보면서,
23부 정도부터는 신군의 주지훈화를 조금 느꼈다.
신군이 매우 감성적인 인물로 변했기 때문이다.
물론, 신군은 감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줄곧 통제하고 있었기에
피디는 그 장면에서 갑자기 눈물을 펑펑 쏟는 주지훈에게
조금 당황했다는 소릴 들은 것 같고,
주지훈 자신의 입으로도 그 장면에 대해서
언급하는 걸 들은 것 같다.
그러니 그 장면에서의 슬픔을 느끼는 주체는,
신군이라기보단 주지훈이 아닐까 싶다.
주지훈 자신의 감성이 더 많이 들어간 장면이라는 뜻이다.
궁 방영 당시엔,
인기 있는 드라마가 막바지에 이르면 그렇듯이
매일 같이 기사가 쏟아졌던 것이다.
그것도 주로 주지훈에 대한 기사였다.
바야흐로 스타의 탄생이었다.
신인의 몸으로
혼자서 극을 몇 회를 차분하고 도도하게 끌어왔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주지훈의 신군이던, 신군의 주지훈이던,
그리고 그 장면까지 이르는 모든 상황이 말이 되건, 안되건
어떻든 그 장면만으로 볼 때,
그때까지 궁과 호흡을 함께 하며,
그러나 그 호흡은 안타까운 엊박자였기에
더더욱 그 순간, 신군의 슬픔에 동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신군이 눈물을 쏟아낼 때,
어쩌면 우리는,
아니 우리도 그때까지의 부대낌이 서러워서,
인내의 결과가 겨우 황태자 부부의 이별이라는 너무나
쓰디쓴 열매라서
더더욱 함께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는 것이 신군답지 않건,
눈물을 흘려선 안되는 것이 정답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연출가도 그 장면을 재촬영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그리하여
신군은 울고 있다.
대리석상이 눈물을 흘리듯,
그는 울고 있다.
그리고
그때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함께 울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왜냐면
신군이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헤어지지 않기로 했자나!!'
'주지훈 > 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궁 23부 -궁과 신군 (13) (0) | 2011.08.30 |
---|---|
궁 23부- 채경의 유배, 그리고 신군이 상실하는 것 (0) | 2011.08.29 |
궁 23부-채경과 율군에게 태클 걸기 (0) | 2011.08.29 |
궁 23부- 주지훈의 우는 연기 (0) | 2011.08.29 |
궁-영상으로 보는 신군(13)- 悲望 (0) | 201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