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궁 23부- 주지훈의 우는 연기 본문
이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내게 생각나는 배우가 있다.
슬픈연가에서의 권상우이다.
그는 거기서 주구장창 울어쌌는데,
우는 얼굴이 정말 이쁘다.
이거야 어찌 된 것이
우는 얼굴이
웃는 얼굴보다 이쁘고,
가만히 있을 때보다 더 이쁘다.
거기에 반해서,
주배우는 우는 연기를 할 때,
전혀 표정 관리를 안한다.
마왕에서도 그랬지만
궁에서 유일하게 눈물을 펑펑 흘리는
이 장면에서도
그는 전혀 자기 얼굴이
화면에 어떻게 비추일까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누군가,
우는 연기는,
말하자면 액션 연기와 같아서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연기라했다.
우는 얼굴이 어떻게 보일 것인가 계산하는 연기는
당장 진정성에서 함량 미달이 되기 쉽다.
멋있게 보이고
이쁘게 보이려고 하기보단
보기 흉할 정도로 얼굴이 이지러질 정도로
리얼하게 우는 연기는
사실, 주배우밖엔 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는 연기를 하는 주배우를 보고 있노라면
무척 힘이 든다.
그의 절절한 슬픔에 휘말리는데,
이쁘게 우는 얼굴이라면
달콤하게 휘말리기에
부담이 없지만,
저렇듯 처절하게 이지러지면
그의 절망적인 슬픔에
동참해야하기 때문이다.
후에
얼핏 들은 바로는,
이 장면에서
주배우가 철철 운 건
대본상이나 연출상에 없던 일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때 주배우는, 신군이라는 인물에게 완벽하게 빙의가 되었던 모양이다.
난
이쁘게 울지 않는 주배우가 좋다.
인간은 아다시피 절대로 이쁘게 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얼굴은 붉어지고
눈물 콧물이 마구 쏟아지며
표정은 흉칙해지는 것이
바로 우는 얼굴이다.
주배우는
이쁘게 보이거나,
멋있게 보이기 위해
거울을 보고 연습한 우는 얼굴이 아닌,
정말 가슴으로 우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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