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중성화 수술을 한 테리를 보면서... 본문
테리가 오늘 드디어 중성화 수술을 했다.
마취를 하는데, 죽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끝내고 나온 걸 보고서야
집에 왔다가
조금 전에 데려왔다.
이놈이 아직 마취가 완전히 깨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일어나려고 한다.
온몸을 가늘게 떨고 있다.
강아지는 인간이 느끼는 고통보다 십분의 일 정도만 느낀다고 한다.
녀석을 안정시키려고 계속 들여다보며 쓰다듬어 주고 있는데,
왜 내 마음은
엉뚱하게도 떠난 녀석을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
내 강아지는 아직도
떠난 녀석이다.
그 녀석이 한참 좋았던 시절은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병석에 누워서
그토록 고통받으면서도
내가 먹여주는 죽을 빠짐없이 먹고,
죽기 직전까지도 내가 입에 넣어준 고기를 먹고 갔다.
떠나는 우리 님..이라는 노래를
꿈 속에서 들은 날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녀석은 떠났다.
수술을 끝낸 후
녀석은
테리처럼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았다.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납작해져서 꼼작 못하고 누워 있었다.
녀석의 앞발을 꼭 잡고
제발 살려만 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러나..
녀석은 가버렸다.
테리처럼 애교도 없고, 우리를 따르지도 않고
덤덤하고
그저 먹을 거밖에 모르던 녀석이
그러나
오늘따라 너무나 그립구나.
테리를 쓰다듬으면서도
내 마음은
떠난 녀석을 위해 울고 있다.
불쌍한..내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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