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포청천 시리즈 섭렵, 칠협오의로 이동 본문
드디어 포청천 시리즈를 디비 파며,
90년대를 되돌아보는 작업을 마쳤다.
2008 버전을 예외로 치고,
오리지날 포청천 시리즈를
단 한편도 빠짐없이
기어이 구한 나의 끈기와 집녑(?)을
우선 째려준다.
왜 그럴 때만
나의 모든 승부 기질이 총동원되는걸까?
그 승부욕을 다른 곳에 발휘했다면
지금보단 나은 상황에 놓일텐데 말이지.
흔히들 말하듯,
그런 열정으로 공부했으면
하버드 수석이다~
뭐 이런 건가?ㅋㅋ
하지만
하버드 수석은 별로 탐나지 않는데
포청천 시리즈는 모조리 갖고 싶은걸
어쩌냔 말이지.
하여튼
난
어느날 문득
뇌리를 후려갈긴
나의 90년대의 어느 순간을 즐겁게 해준
포청천이란 드라마와,
포증과 전조라는
매우 매력적인 인물들을 떠올렸고,
그 순간부터
기를 쓰고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그 시리즈를 모조리 구해서
드디어
어제를 기점으로
다 보았다.
난 80년대의 드라마를 볼 땐
그 하늘을 본다.
저 하늘은
80년대,
아득한 지난 세기의 하늘이구나..
지금과는 참 다르겠지.
난 그렇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낸
어떤 시대를 새삼 아쉬워한다.
난 항상
과거를 돌아본다.
내겐 미래는 관심 밖이고,
현재는
피상적이다.
대신
과거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왜냐면
항상
현재는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내겐
괴물처럼 보이는
숨가쁜 변화의 물결 속에 있지만,
과거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낡은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그리운 얼굴처럼
변하지 않는다.
난 너무나 심한 변화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미 고착되어 더이상 움직일 수 없어진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전의 드라마를 볼 때
난
그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의 나와,
나의 상황과,
그 시절의 공기와,
하다못해
그 당시의 사회상까지 떠올린다.
그땐
우리 부모님은 이랬지.
내 친구들은 이랬지.
내 형제들은 이랬지
아니
난 이랬었지.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난 지난 세기의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그건
나도 모르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허망한 몸짓같다.
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와,
머무르고 싶지 않은 현재와,
내가 무관심한 미래
그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다.
휴...
포청천 시리즈를 보면서
난 새삼 놀랐다.
내가 전혀 보지 못한 작품은 극도로 몇개 안된다.
대개는
하다 못해
한 회 정도는 본 것 같다.
전회를 다 본 것도 있지만
아무튼 이십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보니
전부 새롭다.
2008년 버전보다
촌스러운 세트지만,
모든 점에서 뛰어나다.
캐릭터들이 특히 그런 것 같다.
그럼 총정리를 해보자.
첫째로,
가장 열받게 해서 다신 안보고 싶은 작품
베스트 3에 오른 영광의 이름이다.
삼격고,
답설심매,
오서요동경,
으악~!
삼격고는
정말 길고 짜증나면서 지루하고,
씩씩한 척하던 여주인공이
갑자기 바보가 되서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눈물만 쥘쥘 짜다
어설프게 끝나버린다.
그토록 길지만 않았더라도
참아줄텐데.
답설심매는 또 뭥미?
웬
쌍팔년도 타락한 여인네상이냐고.
아픈 과거 때문에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하며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엄마에
가정환경이 안좋다고
반항하는 십대가 나오질 않나.
뭔가 있어보이게
살인하고 다니며
그때마다 범행 현장에 매화를 남기던 의문의 여인,
그러나 그 이유란 게
나참..
자기 엄마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다녔다는 이유로
살인까지 할 건 뭔가~!
하여튼 최악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서 뭐시기는,
악~!
난 정말 오서가 싫다.
대체
왜 그 오서는
허구헌 날
전조를 못잡아먹어서 난리냐고~
게다가
협객이라면서
하는 짓은
어찌 그리 단무지에
쪼잔한 소인배들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여자.
이쁘게 생겼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도 이쁘게 생긴 건 맞는데,
스스로도 그걸 너무 잘 알아서
옷도 선녀처럼 입고 다니는
그 얄밉게 생긴 뇬
실연당했다고
원한품고
사사건건
전조를 물고 늘어지는 건 또 뭔지..
하여간에
오서가 나오는 작품은
여자 하나 끼어서
백옥당인지 뭔지가 앞장 서서
전조 못잡아먹어 난리치다 끝난다.
그 외에도
오분기도 짜증났고,
말이 좀 안되는 졸작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둘째로,
내가 뽑는
걸작 베스트 3이다.
생사연,
음양판,
심친기.
생사연은 정말 완벽할 수 있었다.
그 울고짜는 남자만 아니라면..
정말 아쉽다.
그 인간은 다른 작품에서도
노상 울고 짜는데,
제법 준수하고 순수하게 생겼지만
왜 나오는 작품마다
울고 짜는가~!
게다가
생사연에선
진짜 욕나온다.
그 남자의 부인역을 하는 배우도 이쁘장하게 생겼지만
여기저기 나올 때마다 울고 짜는 걸로
날 열받게 한 인물인데
두 남녀가 한 작품에서 만나더니 나올 때마다 노상 울고 짜는 걸로
날 미치게 했다.
하지만
그 빌어먹을 부부가 짜증나게 하는 것만 빼면
가장 완성도 높은
수사극이다.
포청천은
대개는 범인을 알려준다.
아니 범행 행각부터 은닉 방법, 그리고
그 범죄를 막기 위해 점점 더 죄를 범하며 망가져가는
인간성을 보여준다.
생사연은
좀처럼 범인에 대한 단서를 주지 않고
긴장감 있게 극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점수를 준다.
음양판도 수작이다.
범죄인으로는 같은 배우가 나온다.
그는
진가장원에서도 나온 배우이다.
잘생겼다.
볼 때마다
최민수 젊을 때 얼굴이 생각난다.
그가 나오는 작품이 꽤 많다.
대개는 악역을 하는데,
협객도 악역도 잘 어울린다.
음양판은
특히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코미디와 비극성,
수사의 긴박함과
극적 구성이 돋보인다.
결말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지루하지도 않고
재미있으며 완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심천기는
내가 제일 재미 있게 봤던,
작품이라
목록에 올린다.
기억에 남아 있는 몇 개 안되는 작품이었다.
다시 봐도
역시 뛰어나다.
세째로
슬픈 작품 베스트 3이다.
원앙호접몽,
혈운번전기
천륜겁
특히
원앙호접몽은
정말 가슴 아팠다.
말나온 김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배우가
찰미안에서 부마역을 맡은 인간인데,
정말 비열하게 한편으론 비참하게 생겼다.
그래선가
맡는 역마다
열받게 하더니
원앙호접몽에선
지지리 못난 남자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뭐 누군가는 잘생겼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질색이다.
웬지 섬뜩하게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신원망호접몽의 음악으로 시작하며
한편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도입부며,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아름다우면서
비극적이고
아픈 작품이다.
자기를 사랑한다고 외치면서
실은 그저 소유하려고만 하는
세 남자의 이기심으로 인해
끝내 그 어떤 남자와도 진심으로 행복하지 못했던
불행한 여자의
마지막 미소..
그건 제정신을 잃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그 여자의
슬픈 미소같아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혈운비사는
전에 이미 쓴 적이 있으니 생략하고,
인간적이고 나약한 전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깊다.
천륜겁은..
마치
세익스피어의 비극을 보는 것만 같다.
악인도 아님에도
인간적인 나약함,
즉
자신의 욕망을 누르지 못해
살인을 하고,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자신의 죄악으로 인해 파멸하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자기가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비극이다.
더우기
처음으로
포증이
작두를 내리치는 광경을 외면한 작품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살인범이 안죽었으면 좋겠다고 빌게 되는 작품이 있는데
천륜겁이 그중 하나이다.
흥미만점 베스트 3은
이묘한태자,
찰포면
진가포공,
처절 베스트3은
연생겁
천하제일장
효자장락
대체 뭥미?
베스트는
화중화~!
정절패방~!
뭔가 있어보이게 생난리치더니
용두사미로 끝나서 사람 열받게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대상~!
걸개왕손이다.
이건
예전에도 제일 좋아했고,
이번엔 구하기 힘들어서
고생하다가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겨우 구해서 보았는데
역시 최고이다.
나머진 그냥 그렇다.
졸작도 있고,
걸작도 있고,
재미없는 것도 있고
스트레스만 주는 것도 있지만,,
어떻든
포청천은 좋다.
특히
전조~!
멋지다.
포증
부럽다.
공손선생
듬직하다.
이제 칠협오의까지 영역을 넓혔는데,
예전엔 그런대로 재미있게 본 것 같은데
이번엔
시작부터 사람 열받게한다.
난 역시
오서가 싫다.
쪼잔하고
무지하고
특히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백옥당이 싫다.
게다가
칠협의 전조와 포증은 왜 그리 무능한가~!
뭐하나 제대로 해결하는 것도 없고,
게다가 감상적인 전조라니..
그 배우는 잘생기긴 했지만
영 맘에 안든다.
전조는
하가경의
냉철하고 인간미 없어보이는
얍삽함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칠협은 보다가 때려치게 될 것 같다.
그러나..
아마
욕하면서도 끝까지 다 보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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