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주배우....작년 이 맘 때가 생각나서 본문
작년 이 맘 때..는 아니고
조금 더 전이지만
청천벽력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진 날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오늘..
우리 강아지가 드디어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가슴에 안고 하염없이 울었는데,
큰 눈으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리 강아지가
어쩌면
그 모습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술 도중에 죽을수도 있고,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르죠.
그래서
난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이렇게 울면서
문득
작년을 떠올립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울었거든요.
일주일을
허공을 바라보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다모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그때 내 눈물을 거두어간 건
어둠을 향해 휘두르던 목검 한 자루와
내 눈물을 닦아주던 어린 계집아이였다...'
아..대사가 확실친 않군요.
디비디에 나오는 대사인데,
난 디비디를 본 적이 딱 한번이라서요.
당신으로 인한 내 눈물도
그렇게 누군가가 거두어줬습니다.
그러나
그 계집아이가
거두어준 눈물이
결국 마르지않는 눈물이 되버렸듯이,
그 눈물을 거두어준 사람도
또다른 눈물이 되버렸지요.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던 강아지는
이제
마르지않는 눈물로 변해버리는군요.
참 이상한 순환의 고리..
웃음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웃음이 되고,
날 그토록 행복하게 해줬던 당신이
눈물이 되고,
그 눈물을 닦아준 사람이
다시 눈물이 되고,
돌고 도는 이 순환 속에서
너무나 무력하고 작은
나 자신을 봅니다.
난 요즘 당신 소식을 모릅니다.
일부러 알려들지 않아요.
내가 기억하는 당신은 그래서..
주주앙의 마지막 공연에서
우리쪽을 바라보던
당신..
난 그 모습만으로 충분해서
이후로는
일부러
더이상
당신 소식을 알려들지 않아요
잘 지내겠지.
현명하고 정직하고 영롱한 사람이니까
잘 처신해서
어느날
건강하게 다시
나타나겠지.
당신을 그렇게 기다리면 되는데
우리 강아지는
다시 돌아올까요?
며칠 전에
밤새도록 꿈속에서 들려오던
'떠나는 우리 님'
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왜 꿈속에서 그 노래가
밤새 들려왓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는데..
설마
우리 강아지가 떠나는 건 아니겠지요?
당신이 어느날 내 앞에서 사라진 것처럼
우리 강아지도 내 앞에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니겠지요?
요즘 내가 새삼 궁에 매달리는 이유도,
그 시절의 당신이
너무나 순결해보여서,
당신과 나를 만나게 한
근원을 찾아
나도 모르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금 난
이렇게 앉아서
우리 강아지를 처음 봤을 때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만남이란
인연이란 참 이상하죠?
당신을 처음 봤을 때..
그 느낌.
우리 강아지를 처음 본 순간
내 가슴을 파고든 그 커다란 눈망울..
인연이란..
인연이란..
인연이 다해서 헤어지는 것도
인연이다
라고 난 늘 생각하니
승복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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