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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만큼 보고싶다...

모놀로그 2011. 4. 4. 18:12

 

 

언젠가..그리고 누군가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누군가 보고 싶어서 운 적 있어?'

 

 

 

죽을만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축복일까?

 

다시 볼 수 없다면,

거추장스러운 짐이 아닐까?

 

일년..

거의 일 년만에 난 그 사람을 다시 봤다.

몰래 숨어서 봤다.

 

기분이 묘했다.

마치 내 집인데, 이제 들어가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문간에서 기웃거리며,

여긴 내집이었는데??

라고 중얼거리지만

벨을 누르지 못하는 기분이 아마 그럴 것이다.

 

 

일년이라는 시간이 길다고 생각했다.

우선 내가 많이 변했으니까.

 

난 일 년 전의 내가 아니다.

그러나

 

다시 그 사람 앞에 섰을 때

난 일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우리 사이를 지나갔는지

의심스러웠다.

 

뭐가 달라진거지?

 

굉장히 많이 달라졌는데

무슨 소리야...

 

라고 난 화를 낸다.

 

넌 몰래 숨어서밖엔 볼 수가 없자나.

이젠 더이상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못하자나.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해?

라고 또다른 내가 답한다.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라

그가 일년 전처럼

아니,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내겐 친근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젠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는 체 할 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건 참 신기한 현상이라고

마치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내가 떠난 후에

s가 그랬다.

 

주관적인 배려는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함부로 떠나는 게 아니라고..

 

난 s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나 이기적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그리고 막연하게 s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필연적으로 떠날 때가 되었다고

누군가 알려준다.

그래서 떠나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시킬 수가 없다.

 

떠날 때가 되면 떠나야한다.

 

더이상 살 수 없다면 죽어야하듯이..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있다.

하긴 나도 몰랐다.

오늘에서야 알았다.

 

엄밀하게

난 떠나지 않았다.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몰래 숨어서 본 그는

달라지지 않았고,

나도 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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