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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궁

궁-내가 신군을 좋아하는 이유

모놀로그 2011. 1. 30. 14:14

주지훈은 궁의 이신이라는 황태자로

데뷔하였고, 스타가 되었다.

 

궁 방영 당시에 내 귀에까지 흘러들어온 이름

 

주지훈~!!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도 궁을 보았고,

신군을 사랑하게 되었고,

주지훈의 팬이 되었다.

 

난 궁과 신군을 보면서 본방 당시에

신군을 좋아한 여인네들은

어째서 그를 좋아했을까..궁금하게 여겼다.

 

그들도 나같은 이유로 그를 좋아했을까?

 

난 본방 때 그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했기에

그들과 소통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어떤 캐릭터를 좋아할 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신군과 주지훈을 좋아했는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내겐 분명한 이유가 있다.

 

 

내가 신군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그가 동화 속 달콤한 왕자님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이 시대의
고독하고 인간들과의 소통의 부재와
불안한 현재와
그보다 더 불안한 미래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재벌2세급 완소남과는 차별화된다.

호화로운 궁궐에 사는
21세기의 왕자님은
그러나 19세기식의 교육을 받으며
그 괴리감에 괴로와하고
철저하게 혼자 남겨져서

어느덧
자기 참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행복할 것만 같은 청춘도
실은 결코 행복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오히려 청춘이라는 이유로
치열한 고통 속에서 방황해야 한다.

신군은
바로 그 현실 속의
우리가 겪는 고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평범한 우리와 다른 점은
그는
황족이라 오히려
더욱 더 그 고통이
극대화된다는 점이다.
그는 그 고통을 누구와도 공유할 수도 나눌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평생 철가면을 쓴 채로 높은 탑에 갇혀 평생을 지냈던
영국의 어느 왕자처럼
갇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결코 동화 속 왕자님일 수가 없다.
그는 갇힌 채로 현실을 살아갈 수밖에 없고,
또한 그래서 그는 아플 수밖에 없으며,
그를 지켜보는 나 또한 아플 수밖에 없다.
그가 그렇게 아픈 인물이고 나약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 아픔과 자신의 나약함을
오만함과 냉철함을 가지고 무턱 감수하기에
그가 받을 그 고통에 동참하는 동안에 어느덧
난 그를 이해하고 이어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그가 동화속 왕자님,
달콤하게 키스로 백설공주를 살려주거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우는
왕자님이 아니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기도 한다.

물론
그는 황태자라는 애초에
비현실적인 설정 속의 인물이지만
동시에
그는 비현실적인 동화 속의 아름다운 왕자가 아님으로써
리얼리티를 부여받는다.

그의 아픔은 나의 아픔이며,
그의 싸가지 없는 모습은
또한 내 모습이고,

그의 냉소적인 무관심을 가장한
자기 방어도
내 모습의 반영이다.

거기에 덧붙여
그는 평생을 본심을 숨기며 살아왔기에
그것을 말할 줄을 모른다.

스스로 가슴을 치면서
답답해 죽을 지경인데도
단어와 문장을 이루며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그것을 스스로도 안타까와하면서도
그게 안되서
답답해하고,
그래서 오해받고,
그래서 상처받고,
그래서 또한 상처를 주고,

그러나
동시에
그 아픔 앞에서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타협하지 않는 신군을 이해하기에
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 사랑하고,
사랑할 줄 알며
그 사랑을 지킬 줄도 알고
보낼 줄도 알며

그 사랑에 자유를 부여할 줄도 알기에
난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는 만화 속 인물도
극중 인물도 아닌,

살아 숨쉬는
이 시대의 젊은이,

그러나 그를 가두고 규정짓는
황족이라는 이름의
굴레,
그것은
우리가 갇힌 굴레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 굴레로 인해
역시 동화 속 왕자님일 수 없는
그를 난 이해하고
이해하기에
그가 가련하고
가련하기에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군을 사랑하는 모든 여자는
아마도
채경이가 밟아온 그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