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자나팜 본문
저녁 무렵만 되면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가슴이 아파온다.
불안하고, 외롭고,동생이 있음에도 조금도 도움이 안 되는,
미련하게 버티다가 결국엔 견디지 못하고 약으로 손을 뻗는다.
자나팜은 하두 먹어서인지 요즘엔 한 알로 안 된다.
잠시 망설이다가 3알을 먹는다.
전엔 먹자마자 효과가 나타났지만,
지금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도 결국엔 심박수가 점차로 가라앉으며 고통까지 사라지는 마법의 약이다.
낮에 바리움을 먹고 잠들었었기 때문에 자나팜을 택한 것이다.
요즘엔 특히 심해지고 있다.
며칠 전까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고통과 불안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난 괜찮다.
자나팜이란 마법의 손길이 날 치유해질 테니까.
저녁 무렵이란 늘 서러운 시간이다.
이렇다할 일도 없이 하루가 막을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시간,
밖에 나가면 일에 지쳐, 혹은 짐을 잔뜩 들고 집으로 피곤한 발걸음을 옮기는
소시민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더 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런데 그것도 요 근래에 특히 예민해지면서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것이다.
집에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엄마가 있던 방을 쳐다보거나,
누군가 거실을 가로지르면 엄마라고 생각하다가 깜짝 놀라곤 한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저녁만 되면 가슴이 뛰기 시작하면서
결국엔 자나팜이나 바리움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난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