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약 한 알과 현실 본문
참 신기한 일이다.
이토록 두렵고, 불안하고, 절망적이고 바로 눈앞에 무너져 가는
절벽이 있는데
이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환상이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다.
약 한 알 먹으면 모두 사라진다.
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두 뇌호르몬의 장난이라고.
하긴 모두 멀쩡한 얼굴로 오가고 웃고 떠드는 거 보면 그럴지도?
나에게 늙은 왕자, 아니 왕이 구원자로 나타나도 난 행복하지 않을 테지만.
환상이 아닌, 현실인데도
약 한 알이면 없는 게 된다.
그렇다면 그 그 약 한 알이 문제다.
그게 환상이다.
하지만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매일 해는 뜨고 지고,
비는 오고 그치고,
바람은 불고, 구름은 떠다니고
인간들은 분주히 오가고
그게 하루이다.
거리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아마도 나와 똑같을지도 모른다.
단지 약을 안 먹어도 견딜 수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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