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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알과 현실

모놀로그 2025. 9. 5. 12:10

참 신기한 일이다.

 

이토록 두렵고, 불안하고, 절망적이고 바로 눈앞에  무너져 가는

절벽이 있는데

 

이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환상이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다.

약 한 알 먹으면 모두 사라진다.

 

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두   뇌호르몬의 장난이라고.

하긴 모두 멀쩡한 얼굴로 오가고 웃고 떠드는 거 보면 그럴지도?

 

나에게 늙은 왕자, 아니 왕이 구원자로 나타나도 난 행복하지 않을 테지만.

 

환상이 아닌, 현실인데도

약 한 알이면 없는 게 된다.

 

그렇다면 그 그 약 한 알이 문제다.

그게 환상이다.

 

하지만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매일 해는 뜨고 지고,

비는 오고 그치고,

바람은 불고, 구름은 떠다니고

인간들은 분주히 오가고

 

그게 하루이다.

거리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아마도 나와 똑같을지도 모른다.

단지 약을 안 먹어도 견딜 수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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