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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다...

모놀로그 2022. 8. 14. 12:12

언젠가부터 그 어떤 드라마도, 영화도 재미가 없다. 드라마도 영화도 내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미칠 것 같은  답답증과 우울감을 선사할 뿐이다.  서스펜스나 스릴러, 미스테리 장르도 느와르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다.

그런데 요즘 넥플릭스나 기타 서비스 드라마를 보면 이상하게 그런 장르에서 주는 비장한 카타르시스가 없고 숨이 막힐 것 같기만 하다. 피칠갑을 할 뿐, 아무 의미가 없다.

 

'나의 해방일지' '나의 아저씨' '미스터 션사인' 같은 드라마를 건지는 건 거의 하늘의 별따기...

 

문제는 나한테 있는 거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다. 드라마들이 재미가 없어진 거, 영화도 시시해진 거 모두가

뭔가 안이하게 자극적이고 몇몇 배우와 감독에게만 의존해서 천편일률적인 있어보이는 척 하려들지만

배우도 감독도 이젠 그저 그렇다. 자기만의 언어를 떠들거나 피와 살점이 튀고,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아니 누가 더 짐승보다 더 발기발기 인간을 찢어발길 수 있는 지, 돈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까지 바치고 그 쓸모도 없는 돈은 허공에 나도는 영화들....

 

하지만, 전엔 그래도 그런 영화들이 재밌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잔인의 극을 달리기 시합을 하는 영화들은 이제 식상하고

혐오감과, 분노와 ,갑갑증을 줄 뿐이다.

 

최근에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처음 볼 땐 아무 느낌없이 그냥 보았다. 그런데 왜 두 번째 볼 생각을 했을까

두 번째엔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꼈지만...동시에 그런 아픔을 느껴야하는 이 무서운 세상이 새삼 싫어졌다.

 

내가 행복한 젊음을 누렸던 시절은 이렇지 않았다. 그 시대는 명작 영화는 드물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잔혹하고 삭막하고 살벌하고 무표정하지 않았다.

 

정치도, 문화도, 인성도 그리고 인간도 살벌하고 피냄새를 풍긴다.

드라마는 인간을 토막내고, 영화는 마약에 쩌든 인간들의 신음이 메아리친다.

근데, 난 그 신음소리가 진저리난다.

 '돼지의 왕'은 비교적 날 몰입시킨 드라마였지만, 미칠 것 같이 괴로운 폭력들이 날 괴롭혔다.

만일, 거기에 '철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난 그 드라마를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어느날'이라는 드라마도 그랬다. 필요에 따라 경찰이나 공권력은 공정했다가 그 반대였다가  비틀거린다.

이 지구의 작은 한 구역에서 웅크리고 앉아 떨고 있는 나는

갈 곳이 없다. 부를 이름도, 보고 싶은 얼굴도 그리움도 없다,

내가 좋아했던 책들도 이젠 더는 읽을 수가 없다, 더이상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난 비로소 정말 외롭다.

내가 외롭지 않았던 이유는, 음악과 책과 드라마와 영화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것들은 나에게 아무런 위안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혐오와 증오를 불러 일으킨다.

 

난 정말 갈 곳 이 없다.

그런데 더이상 살 수가 없으면, 갈 곳이 더이상 없으면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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