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테리가 서둘러 떠났다.
정확히 병원을 찾은 지....약 보름? 20일? 날짜를 잘 모르겠다..
그게 뭐 중요한가?
중요한 건..녀석이 우리를 버리고 가버렸다는 사실이다.
정확히 일요일 오후부터 녀석의 상태가 심각해졌다.
그런대로 처방식, 약, 물 등등을 잘 받아먹던 녀석이
일요일 오후 갑자기 처음으로 먹은 걸 토해내더니
그때부터 거친 숨을 몰아쉬는데
그 숨소리는 매우 가쁘고,신음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가슴이 미어져서 안고 또 안고 울고 또 울었다.
서둘러 월요일에 병원에 데려갔다.
그런데 바로 그 날... 죽음의 전조가 강하게 보이더니
새벽에 가버렸다.
얼마나 심한 고통이었는지
그 이쁜 아이가
뒤틀린 얼굴에 초점 잃은 눈..그리고 이를 살짝 드러낸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굳어진 채로...
다행히 날이 새기 시작할 무렵이라
동생이 달려와서 납골당으로 서둘러 데려가기까지
엄마는 우리 애기를 꼭 안고 있었다.
난 울부짖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난 테리가 죽을 것을 예감하는 거친 숨소리
벌어진 입 사이로 내뱉는 헐떡이는 소리를 듣다 못해
혹시 갈증이 나서 그런 건가 싶어
물을 조금 주입했었다.
근데 물을 주입하자마자 갑자기 헐떡임이 잦아들었다,
난 조금 안심하면서
테리의 앞발을 잡고 테리의 내음을 맡았다.
온몸을 쓰다듬으며
그 아이 특유의 냄새를 기억하려고 기를 썼다.
그런데 그 녀석은 그때부터 죽음으로 향하고 있었다.
재빨리 엄마에게 데려가
임종은 우리 둘이 같이 지켜보았다.
녀석은 갔다.
겨우 열 살에
더없이 험한 병을 앓다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어이없이
너무나 비참하게
너무나 힘겹게
피곤하다
졸리다
그리고 울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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