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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의 컴퓨터는 내가 조립하자

모놀로그 2011. 8. 11. 20:27

이번에 컴퓨터를 새로 장만하면서,

난 무지하게 놀랐다.

 

요즘엔 좀처럼 찾기 힘든

동네 컴조립 가게가 다행히 가까이 있고,

 

물론 다나와나 그런데서 적당한 걸 골라

주문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몽땅 새로 해야하는데,

 

내 본체는

메인보드와 CPU, 그리고 그래픽 카드, 그리고 파워서플라이만

교체하면 되었기에,

굳이 케이스나 ODD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었고,

 

아직 2년도 안쓴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를

가게에선 그래도 얼마라도 쳐주기에

 

이것저것 하면 다나와보단 낫겠다고

순진하게 믿었던 것이다.

 

사실,

그 컴퓨터 조립 가게와 십년 가까이 거래해오면서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터무니없이 믿은 것도 있지만,

나와 직접 거래하던 사장은

몇년 전에 폐암에 걸려 사라져버렸다.

 

난 그 소식을 듣고 마치 친지가 병이 났다는 소릴 들은 것처럼

놀라고 가슴 아파했다.

 

그만큼 그 사장은 호인이었고,

물론 적당히 바가지야 씌웠겠지만

그래도 내겐 참 잘해주었다.

 

윈도우 부팅 씨디도 몇 개나 주었고

포맷할 때 주의사항도 친절하게 알려주어

내가 직접 포맷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었으며,

포맷하다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전화로 달달 들볶으면

일일히 응답해주던 좋은 사람이었다.

 

나이도 젊어보이고 인물도 좋았던 사장이

몹쓸 병에 걸려 사라진 것이

난 못내 서운했다.

 

며칠 전에야 알았지만,

그래도 몇년이나 버티다가 급기야는 사망했다는 것이다.

 

정말 가슴이 많이 아팠다.

나이가 겨우 50대 초반이라니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다.

 

하여튼 그 사장이 부리던 기사가 그 가게를 물려받았는데,

그게 사단이다.

 

그 기사는 사장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람이다.

쪼잔하기가 이를데 없고

물론, 나에겐 나름 잘해주었지만

그래도 사장만큼의 그릇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래 거래한 만큼

다나와를 거부하고

그곳에 맡겼는데...

 

나중에 무심코 본체에 깔은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및 파워서플라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기절할 뻔 했다.

 

그러니까

난 적어도 십만원은 넘게 바가지를 썼고,

게다가 내 기존 본체를 고스란히 빼앗긴 셈인데,

 

그들은 그걸 잘 수리해서

중고로 팔아먹을테니

기가 막히지 않으랴!

 

이를테면

메인보드 가격을 십만원을 매기고

막상 달아준 건

절반 가격짜리이다.

 

그게 난 견딜 수가 없다.

물론

요즘엔 저가형 메인보드도 잘 나오고,

고가형으로 오래 쓰느니

저가형으로 2~3년 쓰다가

바꾸는 편이 낫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바가지를 쓸 줄이야..ㅠㅠ

그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하니

어느 정도까지 남겨먹는 건 이해하지만,

두배 가까이 남겨먹는 건

오랜 고객에게 할 짓이 아니쥐!!

 

 

내가 조립을 했다면

절반 가격에

지금보다 두배는 좋은 부품을 이용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혹은 내가 들인 가격이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부품을 살 수가 있었다는 뜻도 된다.

 

난 지금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가 맘에 안들어서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다.

 

그래서

난 결심했다.

 

이제부터 컴퓨터 조립은 반드시 내 손으로 하자!

뭐 별로 어렵지도 않겠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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