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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19부- 낙인 본문

주지훈/마왕

마왕 19부- 낙인

모놀로그 2011. 7. 16. 12:05

소설 '토지'의 해설에서 이런 글을 읽었었다.

 

길상, 서희, 그리고 김환을 일컬어

'낙인' 찍힌 사람들이라고 했었다.

 

이마에, 심장에,영혼에

낙인을 찍힌 채 세상에 나온 사람들..

 

그들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

그들의 시선은 가끔은, 혹은 아주 자주

자신의 내면으로 향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아니라도

이 세상엔 드물게

그런 낙인을 찍고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지옥문 앞에 선 오승하..

그래서 그는 마침내

심판하는 자로서가 아니라

심판받는 자로서

지옥문 앞에 서게 되었다.

 

그도 결국 낙인이 찍힌 채로

세상에 나온 인물이었던 것이다.

 

인간은 절대로 심판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가보다.

그것이 인간이 지닌 약함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약한 존재이며,

그것은 인간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기 떄문이며,

 

낙인이 찍힌 인간이라면

특히나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없으며,

자기가 받은만큼의 고통을

누군가에게 되갚아주고

그것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언젠가

 

마왕 리뷰에서

오승하를 일컬어 '악에 중독된 인간'

이라는 평을 보고 씁슬했던 기억이 난다.

 

그가 악에 중독된 인간이라면

결국 겸허한 모습으로 지옥문 앞에

스스로 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낙인이 찍히지 않았다면,

그는 지옥문 앞에 이제

자기 자신을 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지성을 가진 인간이 제일 먼저 해야할

용기 있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