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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궁과 마왕을 통해서 보는 그의 섹시함의 원천

모놀로그 2011. 4. 28. 00:38

 

 

 

 

 내가 궁의 주는 성적인 떨림의 근원을 주지훈이라는 배우가 풍기는

매우 특별한 개성에서 찾은 것에 약간의 반론을 받았는데,

무엇보다 마왕을 예로 드셨다.

(참고로 난 반론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마왕에서 오승하는 절대로 섹시해선 안되는 캐릭터라고

난 목이 터지게 외쳐왔다.

 

왜냐면 오승하는 땅에 발을 디디고 선 남자가 아니기에,

또한 자신의 남성성을 스스로 박제해버렸기에

궁의 신군처럼 노골적인 섹시함을 느끼게해선 안된다.

 

다행히 주지훈은 생래의 독특한 색기를 잘 콘트롤해서

오승하가 지닌 비현실적인 청초함과 애처로운 악마성을 부각시킨다.

 

복수자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온몸을 내던지는 터프한 복수자가 아닌,

배후 인물이고, 시청자에게조차 정체가 불분명한데다가

아직은 16세 소년의 정서가 강한 정신 세계를 가진

그가 남성미가 철철 넘쳐야 하겠는가?

 

또한 해인과의 미묘한 관계에 있어서도

그는 절대로 도를 넘지 말아야한다.

 

그들의 관계는

일찌기

 

'소나기'씬에서도 발휘되었지만

매우 유아적이기 때문이다.

 

성인 남녀의 그것이 아니라

둘 다 독특한 세계에 살고 있느니만큼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해야한다.

해인이는 동화 속에 살고 있는 소녀이며,

정태성은 그 동화 나라의 소녀에게서 빛을 받고 있는 소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연출가는 그것을 잘 캐취하여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연출해서

우리에게 전달시켰다.

 

 

그러니 그분이 말한대로,

마왕에서 주지훈과 신민아 사이에 그런 느낌이 없는게 당연하고,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지훈 생래의 섹시함의 어디로 가겠는가?

 

어떤 일본 기자가 혼자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를 보기만하고도

입을 딱 벌리며

 

굉장히 섹시한 남자이다

 

라고 말했다는데,

 

사람들은 섹시함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모르지만,

난 그 인간이 가진 고유의 향취라고 생각한다.

 

그 남자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그게 어쩐지 굉장히 힘들 때,

 

그 인간을 내 맘대로 하고 싶어 죽겠는데

그게 도저히 힘들 때

 

우린 상대에게 어떤 느낌을 갖는데

그것도 굳이 말하라면

섹시함이다.

 

즉 우리 인간에게 가진 가장 원초적인 느낌이자

본능적인 감각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섹시한 사람이다.

 

난 섹시함을 외형에서 찾지 않는다.

그건 정신적인 것이라고

노상 주장해왔다.

 

즉, 상상력을 자극하는 거라고.

내 안의 또다른 원초적인 무엇인가를 건드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인간이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지 않는 한

그것이 내면에 있으면 자연히 흘러나와서 외면을 적신다.

그리고 주지훈은 그것이 흘러나와서

적시다못해 상대에게까지 튀게 하는 사람이다.

 

 

실생활에서 만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배우나 캐릭터의 섹시함은

저런 것에 근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 배우의 주요 자산이다.

누군 섹시하게 보이려고 별짓을 다하는 세상인데

가만 있어도 섹시하니 얼마나 좋으랴!

 

물론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런 나의 주관적인 생각에 의하면

배우 주지훈에겐 그러한 것이 있다.

 

그리고

난 그 근원을 주지훈의 집중력에서 찾는다.

 

그분은 마왕에서 주지훈과 신민아 캐릭터에선

전혀 그런 걸 못 느꼈기에

방송국 정책 탓이라고 하셨는데

미안하지만

조금 웃겠다.

 

그게 방송국과 무슨 상관일까??

그건 드라마와, 캐릭터와, 연출의 차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궁에선 한껏 자유롭게 주지훈은 자신의, 흔히들 말하는 남성미와는

차원이 다른 남성미를 발휘했고,

또한 채경과의 사이가 그러했다.

 

아마도

그들이 애초에 부부로 시작했고,

그것도 황실이라는 좀 독특한 집단의 부부로 출발했기에

 

비슷비슷한 난데없는 결혼으로 시작한 다른 드라마와는

다른 코드가 있었을 것이다.

 

궁에서의 신군과 채경 사이의 미묘한 성적 코드는

굳이 나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궁에서의 그 성적 코드의 주체가 다름 아닌

주지훈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증거로 마왕에서의 저 미묘한 장면을 들겠다.

 

사실,

마왕 방영 당시

저 장면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저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억누를래야 억누를 수 없는 주지훈만의 성적인 매력이 넘친다.

 

전에도 썼지만

그 근원은 그의 눈빛이요, 분위기이며, 또한

집중력이다.

즉 상대 여배우에게 그는 집중한다.

저 눈빛과 표정을 보라.

그는 저 순간에 오로지 오승하로서, 해인이에게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저 장면이 매력 있다.

저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배우는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주지훈 연기평을 쓴 분조차 저 장면을 거론하며

갑자기 엄습한 저 미묘한 장면의 숨막히는 설레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저 장면에서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할수도 물론 있다.

하지만 받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건 그 배우에 대한 이해도와 그 배우와의 정서적인 소통,

그리고 그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기호와 궤도를 같이 한다.

 

모든 사람이 주지훈을 섹시하다고 느끼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매력있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그에게서 다른 종류의 섹시함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난 그런 사람이다.

 

마왕에서의 주지훈은 물론

신군과는 아주 다르지만,

그래서 더 칭찬해주고 싶고,

그럼에도

저런 장면에서

단지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의 능력을

난 사랑한다.

 

어쩌면

마왕의 저 장면은,

전혀 남성미가 없는 오승하이기에

더더욱 빛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저 순간에 오승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섹시함의 근원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며,

그것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닌 것이다.

 

어떻든

마왕에서 오승하와 해인이 사이에

남자 여자 코드가 강하지 않았던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은

마왕을 이해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마왕과 궁은 전혀 다른 작품이므로,

 

궁과 마왕,

신군과 오승하

 

신군과 채경 관계,

그리고

오승하와 해인의 관계를

두 작품에 개입시키는 건 매우 곤란하며,

 

동시에

같은 배우였던 주지훈이 지닌 집중력은

어떻든 숨길 수 없는 원초적 매력을 발휘하는 것이기에

마왕에서조차

저런 장면을 잠시나마 연출할 때

우린 잠시 숨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궁에서의 성적 코드의 주요 주체는

다름 아닌

주지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주장하는 바이다.

 

그의 독특한 집중력이 만들어내는

기막힌 미장센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