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궁 14부- 신군의 아픔 본문
채경이가 자기 거실에 놓여진 태국 사진들을 보았다.
그리하여 당연히
상처받고 사라졌다.
나같으면 대체 누가 그런 사진을 찍어서 내 거실에
가져다 놓았는지 그것부터 궁금할 것 같은데
물론 채경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난 이 장면이 참 아프다.
상처받고 세상으로 뛰쳐나간 채경 때문에?
아니..
신군 때문에..
내가 신군을 편애해서?
아니.
신군의 마음을 아니까.
신군은
그 놈의 사진 때문에
언론에 깨지고,
엄마에게 깨지고,
율군에게 꺠지며,
무엇보다 자존심이
만신창이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아픈 건
그 사진의 의미와,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세력이
다름아닌,
율군의 생모이며,
어쩌면 율군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역시 율군처럼
단순할 수가 없다.
채경이 사라졌음을 알았을 때,
율군처럼
말하고,
하고 싶은대로 행동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그 사진이 누구의 손에 의해서
이용당하고 있는가를 너무나 잘 아는 율군이
그 사진으로 신군을 탓하는 것도
난 좀 이해가 안간다.
당하는 신군도 이해가 안가지만.
율군은
신나게 신군을 비난하고,
채경을 찾아다니면 그뿐이지만,
언제나처럼
신군은 그렇게 입장이 단순하지가 않다.
그녀는 황태자비이다.
따라서 그녀가 잘못되면
황실에 피해가 간다.
그는 그걸 헤아려야할 위치이다.
또한 황실 어른들이 알면 안된다.
그는 그것도 감안해야한다.
여기까지가
정치적 의미일뿐이라면
이번엔 그런 정치적 의미 외에
그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픈 것이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그 사진의 왜곡된 의미가
채경까지 다치게 하는 것만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그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왜냐면
너무나 비정치적이고, 순수한 채경이를
신군은 너무나 잘 아니까.
그녀는 그 모든 것의 가장 외곽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 바람을 혼자서 된통 맞아야하는데.
실은 그녀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유일한 인물인 것이다.
자기야 황태자니까 당한다쳐도,
그것을 함꼐 나누고 싶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 있다면
채경이다.
그건
무궁화꽃을 세며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어린애처럼 잠든
채경을 지켜준 것과 같다.
그는 그 합방의 의미도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채경은 모른다.
그는 채경에게 그것을 알리고 싶지 않다.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지 않다.
그가 지켜준 그 어린애같은 깊은 잠을
그는 깨우고 싶지 않다.
황실 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그 추악한 다툼을
신군은
채경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으며,
그로 인해 다치게 하기도 싫은 것이다.
그건,
율군의 단순한 마인드와는
천지 차이가 아닌가?
아니
율군도 실은 그렇게 단순해선 안된다.
적어도
그는 신군을 비난해선 안된다.
설사
그를 증오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그의 것을 빼앗겠다고
아니 되찾겠다고 벼르는 것까진
다 그렇다치고
신군을 비난해선 안되는 유일한 인간이 있다면
그건 율군인 것이다.
율군만이 신군과 마찬가지로 그 모든 것의 의미를 잘 아니까.
적어도 궁이라는 드라마에서
내가 적용하는 논리로 볼 땐 그러하다.
물론
나의 논리는
절대로 들어맞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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