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마왕 3부 -성준표의 등장 본문
성준표라는 기자가 3부에 등장한다.
그는 누구인가!
그가 정태훈 사건의 관련자라는 건
미처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기에,
그의 등장은 그저,
화제가 된 사건에 알짱거리며
호기심에 눈을 번들거리는 기자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그도 역시 12년 전 사건의 주요 관계자라는 건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에게 알려진다.
우리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건
차광두 사무장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앞에 나타나는 건 3부이고,
조동섭 사건에서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그는 오승하를 불쑥 찾아온다.
그때 두 사람의 대화는 참으로 재미 있다.
그 역시 12년 전 자신이 아무 생각 없이 쓴 기사가
소년의 죽음과 그 가족에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물론 그런 사건 따위는 깨끗이 잊고 있을 것이다.
그와 승하가 나누는 대화에서
승하가 하는 말들은 그가 하는 말들이 대개 그렇듯이
대단히 함축적이면서도 중의적이지만
물론 성준표는 승하와 대화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전혀 그 대화 이면에 흐르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고,
승하는 여전히 그에게
'사실'을 말하고 있다.
성기자의 조동섭 사건을 기사화하고 싶다는 말 이후에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보자.
'자칫 피해자에게 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기사를 썼다가
억울한 사람들 가슴에 대못을 받은 적이 있지 않습니까?)
'사실대로 기사를 쓰면 되는 거겠죠. 사실은 분명 하나일테니까요'
'하지만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합니다'
(사실은 하나일수가 없죠. 가해자의 입장이 있고,
피해자의 입장이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과 시각에 따라 사실은 전혀 달라집니다.
당신은 그중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기사를 쓴 이력이 있는 사람이죠.
당신이 쓴 그 무책임하고 편중된 기사의 피해자가 지금 바로
당신 눈앞에 있습니다.)
'전 지금까지 있는 그대로 기사를 썼고, 이번 기사 역시
그럴겁니다.'
'그러시군요,'
(당신은 이미 있는 그대로 기사를 쓰지 않음으로써
한 가정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스로를 공정한 언론인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루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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