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마왕 2부-타로카페에서 본문
타로카페의 음산하고 신비스러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서
오수와 승하는 마주 앉아 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엔 해인이 앉아 있다.
여기서 재미 있는 사실은
그들은 정태훈 사건을 계기로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범상치 않은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승하와 해인. 승하와 오수는 말할 것도 없지만,
따지고보면
오수도 실은 해인과 깊은 인연이 있다.
오수가 저지른 정태훈 사건의 진실을 보고, 그것을 증언한 것이
바로 해인인 것이다.
재미있는 건
그토록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그들이
12년이 지나서야 대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수와 승하도,
오수와 해인도,
승하와 해인도
그 깊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서로 얼굴을 맞댄 적은 없다.
물론
승하와 해인은 딱 한번 만난 적이 있지만,
(그것도 12회나 가서야 우린 알게 된다)
그건 그저 승하의 일방적인 접근이었을 뿐,
서로의 존재를 알고 대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 세사람이
승하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의해
12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
이 장면의 핵심은
처음으로 정식 대면한 오수와 승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되겠다.
물론 그 신경전을 주도하는 것은 승하이고,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던 오수는
일방적이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으며,
예의바르고 정중하며 나무랄 데 없이 젠틀한
오승하 변호사의 태도며 말 이면에
뭔가 자신을 자극하고 도발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 이유도 정체를 몰라서 어리둥절함과
동시에 오승하를 강하게 의식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오수가 승하를 의식하면서
반감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승하의 시나리오가 되겠다.
그들의 그런 식의 신경전은
2부에서 두번에 걸쳐 벌어지는데,
수영장에서의 대면에서도
오수는 역시 승하에게 휘말리면서
보다 더 강한 반감을 그에게 품게 되고
그를 의식하는 반면,
뭔지 모를 경계심까지 느끼지만
여전히 그 이유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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