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마왕 2부-오승하, 강오수, 서해인 본문
마왕 2부는
권변호사 죽음을 해결하려는
강력반의 수사라는 현실적인 진행과 병행해서,
등장인물들의 실체를 조금더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첫째로
강오수이다.
사건의 중심에 강오수라는
강력반 형사가 있다는 것이 해인이 카드에서 읽은
잔상에 엉뚱하게 나타난 오수의 모습으로
보다 구체화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괴사건들의 열쇠는 강오수가 쥐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전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막연하게나마 뭔가가 자신을 조여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게 뭔지 그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그저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기의 술렁임이
주변에서 느껴지고
그는 그게 무섭고 불안하다.
대체 뭐지?
무슨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거지?
어떤 위험이 내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거지?
12년 전 사건을 의식 깊숙히 묻어버린 채
살아온 그는
아직도 그 사건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
둘째로
오승하라는 인물에게 더욱 신비스런
베일을 씌우면서
그의 이중성을 보다 강하게 우리에게 인지시킨다.
빛의 수호자였던 아름다운 루시퍼에 대한
해인의 나레이션과
빛을 쬐고 있는 승하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이
좋은 예이다.
그는 오승하이자 정태성이다.
그러나 그는 정태성이라는 잔재가
자신의 몸속에 남아 있는 걸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가 없다.
그는 정태성을 완전히 말살하고자 한다.
이 세상에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철저하게 말살하고자하는 그의 처절한 의지가
바로 한 장 남은 사진을 태우는
의식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제아무리 사진을 태우고
그라는 존재를 말살하려 해도
정태성이라는 인물은
오승하의 껍질 아래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의 세포와 그의 살과 그의 피는
오승하가 아니라 정태성이다.
그가 아무리 누르고 또 눌러도
정태성이라는 인물의 본성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
사진을 태우고
스스로를 채찍으로 수만번 내리쳐도
그는 오승하가 아니라
정태성인 것이다.
세째로
제2의 사건이 곧 벌어질 것을 암시한다.
두번째로 보내온 타로카드와
파우스트의 귀절을 인용한 의미심장한 편지가 그것인데,
"모든 요소가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다.
하나하나가 밀접하게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어둠 속에서 살아온
승하의 눈에는 인간들의 악이 너무나 잘 보인다.
그는 악을 수집하고 있다.
그는 그들의 악행이 빚어낼 불협화음과,
그로 인해 발생할 갖가지 비극을 전지적 시점으로
보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해서
앞으로도 사건을 계속 벌일 것이나,
그 악의 뿌리는 오수이기에
오수가 오이디푸스의 임무를 완성할 수 있을지
조롱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권변의 죽음으로 일단 법으로 대표되는 사회에 보복을 가한 후의
승하의 레이다망은
오수 개인에게로 이동하고 있다,
그의 두번째 사냥감은 대식이란 인물이 될 것임은,
2회에 경찰서 앞에서 오수와 대식이 만나
유별난 우정을 과시하는 것에서 짐작할 수가 있다.
굳이 대식을 두번째 희생자로 택한 이유는
대식이 오수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이라는 걸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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