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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앤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앤티크-게이의 시선

모놀로그 2010. 12. 25. 15:46

 

 

 

어떤 작품이던, 자꾸 보다 보면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앤티크 캡쳐를 다시 하느라

미세하게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한 장 한 장

장면을 음미하노라니

문득 이 장면에 시선이 꽂힌다.

 

이 장면에서

선우의 전 애인 장의 시선에 난 놀란다.

 

얼핏 보면

장이 진혁에게 꽂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의 그의 행동을 보면

전혀 그건 아니다.

 

사실,

난 그가 내내 진혁을 의식하며,

진혁 앞에서 노골적으로 선우와의 애정행각을 벌이고,

그를 앤티크에서 빼내려고 기를 쓰는 것과,

 

한편으론 선우 앞에서 진혁을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는 왜 진혁을 그토록 의식했을까..

 

영화를 수없이 봤지만

난 장에겐 그다지 시선을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 장면을 놓친 것이다.

 

저 시선은

두 가지 의미로밖엔 볼 수가 없다.

 

첫째

 

진혁에게 첫 눈에 반했다.

 

둘째,

 

선우를 잘 아는 장으로선 진혁을 보자마자

그가 선우의 취향임을 알아본다.

 

 

이후의 사건 진행으로 봐선

후자가 맞는 것 같다.

 

장의 시선은,

선우가 왜 앤티크에 있으며

진혁이 선우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단숨에 간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난 게이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들의 세계에도

나름대로의 룰이 있을 것이고,

그들만의 취향과 시선과 감각이 있을 것이다.

 

장의 시선으로 볼 때

진혁은 게이들이 좋아할 타입인가보다.

아니 적어도 선우의 취향이라는 건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하필 진혁이 그런 타입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실제로 마성의 게이인 선우마저도 도저히 공략할 수 없어

은근히 몸이 달아 있는 진혁을,

첫순간부터 요주의 인물이며,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임을

장은 깨닫는가보다.

 

ㅋㅋ

 

난 왜 이 장면을 놓쳤을까..

 

장이란 인물은

아무래도 프랑스 배우인만큼

게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

 

선우역의 김재욱이 본능적으로 움추러드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면,

 

그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리얼하다.

이 장면에서의 눈빛과 표정 연기도 참 대단하지 않은가?

 

아무튼

저 시선 하나로

이후의 진혁에 대한 적개심과 질투심과,

사사건건

선우에게 진혁에 대한 감정을 묻고, 그를 의식하는 이유,

결국 선우의 마음 깊숙히에

진혁이라는 인물이 살고 있음을 아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선우가 단 한 마디도 진혁에 대해 말한 적이 없음에도 말이다.

 

하다못해

치정 싸움을 벌일 때나,

공항에서조차

진혁이라는 인물이 그들 사이에 서 있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장은

진혁을 한번 보기만 한 것으로

그가 선우의 사랑임을 알아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