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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궁

궁 18부- 채경,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경박함

모놀로그 2011. 2. 19. 16:38

  

내가 채경이라는 캐릭터에 비교적 호감을 품고 있었음을

18부를 보면서 깨달았다.

 

다시 말해서

18부부터 그녀에게 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모든 언동이

그때까지의 신채경과는 너무 동떨어지고,

갑자기

난 신군이 그녀를 사랑하는 걸 이해할 수 없게 되버린 것이다.

 

신채경 캐릭터가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하는데,

그에 따라 극도 조악해지기 시작한다.

 

팬션의 황태자부부 방에서 일어난 갖가지 해프닝들도

영 이상하다.

대체 그런 장면이 왜 필요한 것일까..

왜 굳이 그런 장면을 넣어서

자그만치 십분 가까이 소모한걸까?

 

 

채경이 보여주는 행동들은 코믹하지도, 그렇다고 유쾌하지도 않고

갑자기 그때까지 점차 성숙해가고 있던

그래도 신군의 와이프답기도 하고, 황태자비답기도 하며,

신군의 여자친구 내지, 연인 비스무리한 위치까지 오르면서

푼수 신채경이 아니라

사려깊고, 애정 깊은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듯 하던 그녀가

갑자기

신군을 만나기 전보다 더 바보처럼 변해버린다.

 

생각해보라~!

 

신군은 그녀의 남편이기 전에,

채경이 좋아한다는 인물이다.

 

그런 신군과 단 둘이 방을 쓰는 것이

채경은 영 불만이란다.

 

그게 말이 되나?

 

아니,

신군과 방을 같이 쓰면

종일 신군과 한방에서 한 발자욱도 못나오는 건가?

 

왜 자꾸만 신군과 한방을 쓰는 게 못마땅하다는 언동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신군의 나체장면을 훔쳐본 걸로 인해

둘이 옥씬각씬하는 장면도 지루하지만,

 

제일 화가 나는 건,

 

그 신군이

자신이 잠들어 있을 때

 

그야말로 자기를 위한 깜짝 선물..

 

내가 이토록 너를 사랑하노라~

라는 메시지를 담아 보내는 연서라고 할 수 있는

셀프카메라를 보더니

 

기껏 하는 말이

 

변태~!!라는 것이다

헉;;;

 

신군을 좋아한다며?

 

합방에선

 

안되요되요되요

를 외쳤고,

 

다락방에선

 

다음 동작!

 

을 외쳤던 채경이가,

 

그의 애정 표현에 목말라 있던 채경이가

그 좋아하는 신군과 한방에 있는 게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툴툴대는 것도 모자라

자기에게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까진 실수였다치고,

그걸 변태행각으로 몰다니~!

 

 

그래서

18부부터 채경이란 캐릭터는 차츰 나에게 까이기 시작한다.

 

그녀는 갑자기 경박하고, 유아적이며, 아무 생각 없는 캐릭터로

단숨에 전락한다.

 

단순히 흥미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벌인 해프닝이라면,

그것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그저 신채경이라는 캐릭터를 심하게 훼손시켰을 뿐이라고,

주요 캐릭터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그렇게 억지 웃음을 유발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한 마디로

무의미한 장면의 연속에,

 

그로 인한 가장 큰 희생자는

신채경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