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간호 후휴증인가? 본문
눈을 뜬 것이
아침 10시
이렇게 늦잠을 자본 것도 오랜 만이다.
대개는 띠엄띠엄 깨면서
자는 듯 마는 듯 하다가
새벽에 잠에서 깬다.
죽은 듯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제일 먼저
녀석에게 달려갔다.
죽었어?
어제 종일
녀석의 간호에 매달렸는데..
녀석이
밤이 되면서 갑자기 심한 경련인지 뭔지
떨기 시작한다.
인간도 그렇지만
개쉐이도 왜
일욜을 앞두고 병이 나는걸까?
나도 항상 주말에 병이 나곤 했다.
좋일 달라붙어서 먹이고 또 먹이고 마시게하고,
닦아주고 말려주고
그랬는데
이 망할 넘이
밤이 되선 갑자기 떨기 시작하면서
의식도 잃어가는 것 같았다.
맥이 풀렸다.
드디어 가는건가?
가려면 수술한 직후에 갈 것이지
죽어라고 간호한 보람도 없이
이제야 가는건가?
갑자기 밀려오는 피로와 좌절감.
짜증..
미칠 듯한 더위..
좀처럼 땀을 흘리지 않는 나도
가만 있어도
주르르
땀이 흘러내린다.
녀석이 감기까지 들까봐
에어콘도 못키고
조심하고 있다.
하긴
녀석이 아니라도
난 에어콘은 질색이니..
습도가 너무 높아서
체감 온도가 높다.
우리나라는 늪지대라고 한 걸
어렸을 때
읽은 것 같다.
그래서
산이 낮고 고온다습하다고.
그래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습도가 높은 나라는
아마 세상에 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 우리나라의 여름을 싫어하는 것이다.
난 습기가 제일 싫으니까.
그래서 에어콘을 틀어도 제습으로 해놓는다.
그럼 훨씬 선선하고 습기가 제거되어
견딜 만하다.
하지만
지금은 에어콘을 함부로 킬 수가 없다.
녀석이 심하게 떠는 걸 지켜보기 힘들어서
엄마에게
혹시라도 죽을지도 모르니
안고 자라고 했다.
죽더라도
엄마 품에 안겨서 죽게 해주자고.
그래서
엄마도 그 더위에
녀석을 팔에 안고 어거지로 누우신다.
난 그길로
방에 들어와서
쓰러져 버렸다.
샤워도 안하고
침대 정리도 안했는데..
내가 먼저 아득히 의식을 잃어갔다.
그리고
오전에야 눈을 뜬 것이다.
멍하니
앉아서
한 시간을 보냈다.
샤워해야지..
약먹어야지..
우유라도 마셔야지..
커피 한 잔 마시면 어때?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야지
너도 요즘 건강이 말이 아니자나.
그러나
꼼짝도 할 수가 없어서
한 시간을 낭비했다.
멍하니 앉아서
끝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마셔야지.
일어나야지.
커피를 마셔야지.
샤워를 하면 기분이 나아질거야.
찬물을 좀 마셔보자.
얼음물로..
그리고
약을 먹어야지.
아무것도 못먹어도
약은 먹어야지.
결국
날 일으키는데
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다시 주저 앉았다.
이제 커피를 마시고
샤워하러 가야지.
아
빌어먹을 개쉐이야~!
너 죽으면
내 손에 죽는다.
죽으려면
수술한 직후에 죽을 것이지.
사람 실컷 고생시켜놓고
희망을 품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죽으면
너 내 손에 죽는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먼저 죽을 것 같다.
이 망할 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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