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드마라의 제목인 아름다운 그녀을 풀이하자면 "내겐 너무 아름다운 그녀"가 될 것이다.
준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처럼..
이 드라마는 아름다운 그녀 선영의 이야기가 아니라
분수에 넘치도록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서 그녀의 남편 노릇을 해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다가 제풀에 나가 떨어진 황준호라는 가련한 인물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그녀란 단순히 용모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자란 환경은 상류에 속하고 그녀의 지적 수준은 미국 유학까지 한 재원이며 그녀의 사회적 지위는 대학 교수에 이른다. 게다가 그녀는 정말로 눈부시게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녀가 미망인이며 아이까지 둘이나 딸렸다는 사실로는 상쇄가 안될 만큼 그 모든 것이 그야말로 밑바닥 인생으로 살아온 준호로선 감당할 수가 없어 설사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후에도 자기가 그녀의 남편이라는 개념을 단 한번이라도 가져본 날이 있을지 의문이다.

황준호~!! 그는 여러가지로 면에서 서태풍과 비교가 된다.
우선 둘 다 고아원에서 자랐고 가족들에게 버림받았음에도 원망은 커녕 지고지순한 사랑을 품고 가족을 그리워하고
태풍의 경우엔 형제들을 그리고 준호는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각각 야구와 권투 선수로 유명해지고 싶어한다.

또한 권투와 야구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도 없으며 세상사적 관점에서 보면 밑바닥 인생에 불과한 그들에겐 그나마 자기 존재를 확인시켜주고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밧줄이다.
태풍에겐 잠실로 가는 것 준호에겐 챔피온이 되는 것이 각각 삶의 목표이자 꿈이다.
태풍은 그나마 2군에서조차 쫓겨나 더이상은 야구를 할 수 없게 되고 준호는 권투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들 처지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여자들에게 첫눈에 반하는 것까지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인생은 확연하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태풍에 비해서 많은 것을 얻은 준호가 결과적으론 훨씬 더 비참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준호는 그의 말대로 꺠어나면 꿈에 불과할 것만 같은 그래서 소심한 그로선 불안하기까지 할 정도로 원하던 것들을 한꺼번에 쟁취한다.
꿈에도 가까이 갈 수 없을 듯한 아름다운 그녀가 자기를 사랑해줄 뿐만 아니라 결혼까지 해주고 그녀와의 결혼으로 인해서 혼자 빌빌거리면서 뒷골목을 헤매며 살았던 그에게도 가족들이 생겼다. (더더우기 그 가족들은 약간의 진통은 거치지만 비교적 쉽게 그를 받아들이고 게다가 사랑하기까지 한다. 형제들이 끝내 멸시와 천대와 무시로 일관하는 태풍에 비하면 얼마나 좋은 조건인가~!)
뿐이랴~!! 꿈에 그리던 엄마도 찾아내서 비록 아들이라고 밝히진 못하지만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고
복서의 최종 목표인 세계챔피온 벨트까지 마침내 거머쥐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 그는 행복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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