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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20부 -나와 궁 사이의 딜렘마 후반의 채경 캐릭터의 무너짐 본문

주지훈/궁

궁 20부 -나와 궁 사이의 딜렘마 후반의 채경 캐릭터의 무너짐

모놀로그 2011. 3. 19. 20:27

여기서 난 잠시

채경이가 궁을 떠나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기나긴 투쟁에 관하여

나의 의견을 피력해보겠다.

물론 궁은 픽션이며,

작가맘대로의 드라마이다.

아무리 말이 안되도

작가가 그렇게 쓰겠다고 하는데

어쩔 것인가~!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은 드라마에 대고

아무리 타일러봤자

무용지물이긴하다.

 

하지만

재미삼아서라도

그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얼마나 작가를 우습게 보이게 하며

따라서 그 작가가 채경이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읊어 보겠다.

 

 

 

 

어느날 갑자기 이상한 결혼을

불과 19세의 나이에 강요당한 신채경~!

집안을 위해

심청이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멀리서 동경하던 왕자님이

난데없이 자신의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이젠 바로 코앞에 늘 있다.

물론 몸만...

마음은 어디 있는지 헤아릴 길 없는 묘한 존재.

아니 스스로는 효린에게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주눅들어 있는 채경이다.

 

그러나

차츰

그 거만하고 냉담한 황태자의
가면 속에 어른대는
고독하고 외로운 소년의 모습을 발견하고
모성애를 퍼부어 그를 함락시켰던 채경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설사 사랑한다해도
사랑을 표현해주지 않는다고
솔직하지 못하다며 그를 비난한다.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그가 하는 말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고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되씹기보단
그 말 자체를 가지고 상처를 받았으니
눈물을 쥘쥘 짠다.

그녀에겐 그의 변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사랑이 말로 하는 것일까?

말로는 사랑해라고 하면서
실제론 전혀 사랑한다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신군은 사랑해~!
라고 말하는 대신에
몸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예전의 신군이
과연 그녀가 떡볶이 집에서 배터지게 먹으며
친구들과 수다떠는 동안
뒤에서 묵묵히 기다려주었을까?

수많은 기자들에게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에게 자기의 손을 잡으라고 해줬을까?

그가 으스러질만큼 껴안으며
설사 황태자가 아니라할지라도
자길 버리지 말아달라고 할 수 있던 사람인가?

집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헤아려서
하룻밤만 묵고 오라고
배려해주던 사람인가?

멋대로 궁안으로 들어오다가 걸려서
황후에게 혼나는 동안
안쓰러움을 가득 담고
애처롭게 바라봐주던 사람인가 말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그는 변했다.

그의 말 뒤에는
그녀에 대한 배려와 안타까운 사랑이 알알히 배어 나온다.


그런데 채경은 갑자기 귀막고 눈감은 사람처럼

전같으면 아주 사소한 행동에도

감동먹었을텐데

고집스럽게 그를 부정하기 시작한다.

 

 


채경은
자기가 하는 사랑 방식만이 진정 사랑이라는
이상한 논리로
다른 방식은 인정도 안하고
이해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며

그런가하면
또 그것만도 아닌 것이
도대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알 길 없는
모호한 존재인데다가
메피스토텔레스처럼 옆에 와서
끊임 없이 속삭여대는
명색이 자기를 사랑하는 시동생이란 작자의 말엔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며
줏대라곤 없이
그가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까지 된다.

명색이 신군을 사랑한다면서
내가 보기엔 그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가 어떤 지경인지
그가 어떻게 궁지에 몰려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난 사랑은 관심이라고 생각하기에

채경의 사랑은 대체 어떤 것인지

알 길이 없어지고 만다.

분명

어느 순간까지

채경은 신군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퍼부은

최초의 인물이었기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비록 이해는 못할망정

본능적으로

그에게 연민을 품었던 인물이었다.



후반의 신군에겐 그것이 보인다.

그래서 그의 사랑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마지막 밧줄처럼 그녀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그녀가 궁안에서 불행한 것에 가슴아파하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만
그녀가 받아주지 않고
자신 또한

어떻게 해야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방법을 몰라서
그녀에게 더이상 다가갈 수 없어진 것에
고민하면서도

어떻든 그녀가 어떤 마음인지 알고
마침내는 더이상 붙잡지 않고
놔주려는

사랑의 진정성~!
남자의 사랑이 얼마나 깊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신군이란 인물의 본질에 깊숙하게 접근한다.

그런데
채경이란 인물은
그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면서

그를 인간 이신으로 봐주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명도 없고
부모조차 그를 그저 국가의 한 기관인
황태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대하는 걸 뻔히 알면서

세상에 친구라곤 단 한명도 없는
갇혀 있는 인물이라는 걸 잘 알면서

더더우기
자신의 남편이거늘
일찌기
그가 너무나 외로운 듯 하여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했으면서
그 외로운 지옥 속에
그를 홀로 내버려두고
자신은 홀가분하게 자유와 행복을 찾아 그의 곁을
떠나겠다고 아우성을 치며
온갖 분란을 일으켜
궁안을 뒤집어놓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채경이 궁을 떠나려고 몸부림치는 이면엔

궁이 발산하는 그 비정함에 대한 염증과

자유에 대한 갈망,

또한 신군을 사랑하면서도

그에 대한 실망과

그로 인한 좌절감,

즉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는

불신 탓도 크다.

아무리 힘들어도

신군이 무릎꿇고

 

널 사랑해~!

 

이 한 마디만 하면

채경은 이혼은 당장 철회할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그녀가 정녕 원한 것은

자유도 아니요,

다른 삶도 아닌,

 

신군의 사랑,

아니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긍극적으론

그걸 듣지 못해 심통이 난 걸로 밖엔

내 눈엔 보이지 않더란 말이다.

 

그래서 그 사랑말인데
애초에 그들이 사랑해서 결혼했던가?



1.

그들은 19세의 나이에 정략 결혼을 했다.
서로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고
사랑 같은 건 물론 없으며
각각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특히 채경의 경우
결혼의 목적이 자기 집안의 파산을 막아보려는 것이다


채경을 평범하다고 하는데
켁!이다

정말 평범한 21세기의 19세는

그녀보다 훨씬 조숙하고 영악하고

세상물정에 훤할 것이다.

 

오히려 채경은 시대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순진의 극치를 이룬 캐릭터이며,

 

나쁘게 말하면

좀 모자라게 보일 정도이다.

 

2.

신채경은 인간 이신과 사랑해서 결혼하게 되어
그의 아내로써  궁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로 인해
황태자비라는 공식적인 자리에 들어간 것이다.

즉 황태자비가 되었기에
자연스레
황태자인 이신과 부부라는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이신의 아내가 아니라
황태자의 비라는 것이 앞서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문제인데
그게 그거 아니냐
같은 듯 하면서 상당히 다른 부분이다.

이신의 아내가 되는 바람에
황태자비가 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닐까?

이신의 아내로서 궁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황태자비로 궁에 들어간 것은

그녀의 결혼은 한 남자의 아내이기전에
입헌군주제 하의 한 기관에 편입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신채경이 결혼을 승락했던 것 이유가 아닌가?

만일 그냥  한 남자 이신과의 결혼이라면
그를 알지도 못하고
사랑 따윈 전혀 없는
그녀도 그런 결혼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 아닌가~!

특히나 이신이 황태자도 아니고 부잣집 아들도 아닌
그냥 평범한 남자애인데
조부들끼리의 정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결혼에 응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러므로
그녀가 뒤늦게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네
새삼 궁이 답답하네
내 인생을 찾겠네 어쩌구 하면서
갑자기 황태자비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그건 인간의 도리도 아니요
황실의 일원으로서의 도리도 아니며
무엇보다
한 국가의 황실을 존중하고 사랑해야할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또한 그건 계약 위반도 된다.

그녀는 황태자비가 되는 것으로
일단은 친정을 구했다.

이제 파산 위험은 없을 뿐 아니라
그녀의 부모는
딸 덕분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급할 때는
감히
황실을 이용해서 위기를 탈출하고
잘먹고 잘살기까지 해놓고는
코앞에 닥친 위기가 사라지고
배가 불러오자

새삼스레
사랑이니 내 인생의 자유니 운운 하면서
황실을 빠져나올 생각을 한다.

그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뻔히 아는
시동생의 속삭임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그녀가 황실에서 버티기 힘들어진 이유가
다름 아닌
전혀 황태자비스럽지 못했던 자신의
경박한 행동들 때문이었음을 감안하면
역시 아무리 단순한 채경이라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황태자비가 되겠다고 맘먹었다면
궁이 어떠한 곳이며
황실이 어떻게 처신해야하는 것인지 정도는
아무리 머리가 나쁘고 단순한 인간이라도
파악하려는 노력은 해야하지 않는가~!

황실에 몸담고 있고
그 수혜를 입은 몸으로
황실을 비난하고
비인간적인 집단으로 몰며
자신만 빠져나오려고
황실에 진흙을 던진다.

 

그것은 곧
그 황실의 일원인
자신의 남편에게 던지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국민으로써
황실을 모욕하는 것이다.

 

스스로 원해서 들어간 황실을
스스로 부정하며 비난하는
황태자비~!!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니
남편인 황태자가 자기가 흡족할 만큼의
사랑을 표현해주지 않는다고
그만두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을 기대하고 궁에 들어간 것이 아니니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황태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이 자신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이젠 남편을 비롯한 황실을 비난하며
자신의 자유까지 바라는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그것도 황태자인 남편은 열심히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해주는 것으로 모자라
전국민 앞에서 사랑한다고 고백하기까지 하는데 말이다.

만일 신군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그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고 스스로 믿었다해도,

그리고 궁안이 제아무리

체질에 안맞는다 해도

(근데 초반의 채경은 궁에 자신을 맞추는게 아니라 궁이 자기에게 맞추는 듯 하다고

신군이 그랬다. 그렇다. 계속 그렇게 나갔어야햇다. 갑자기 나약한 인간상으로 전락시켜

울고불고 하게 만들다니...왕짜증난다.)


이신의 아내로서의 행복을 스스로 발로 찰지언정
황실에 대한
예의와 신의는 지키고
황태자비 자리를 지키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다.
그게 입헌군주제하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황태자비를 선택한 자의 옳바른 자세이다.

그녀는
누군가 강제로 결혼을 시킨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선택했으니까~!!!

한때 자기 집을 구하겠다며

스스로 궁안으로 걸어들어간

 

나름 씩씩하고 자기 희생적인 면도 있는 채경이가

왜 저런 말도 안되는 행동을 갑자기 한단 말인가~!

갈등을 만들어내긴 해야겠는데

극도의 상상력 부족으로

그저 채경이란 주요 캐릭터를 망가뜨리면서

극적인 갈등을 만들어보자는 속셈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3.

궁에서 나가기만 하면
예전처럼 자유로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음~!

14회인가?
잠깐 바깥 세상에 나갔을 뿐인데
모든 사람들이
황태자비를 알아보았다.

그녀는 단순한 유부녀가 아니라
한 나라의 공식적인 지위에 있는
그것도
황실의 일원으로
널리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도 이혼하면 한동안은 두문분출
친지들을 만나기 힘든 법인데

하물며
황태자비가
이혼하거나 혹은 폐비가 되어
궁을 나가는 순간
어떤 상황이 닥쳐올 것인가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을까?

채경이야  그렇다쳐도
그 부모들은
어른들 아닌가~!
하긴 내가 보기에
그녀의 부모들도 채경이 정도의 정신 수준이나 상식밖엔

못가진 듯 나오더라만서두.

명색이 사돈인 황족이나

사위인 신군을 대하는 태도라니...

여염집에서도 그보단 예의를 갖출 것이다.

 

뭐 그거야 만화적인 인물들이니 이해한다쳐도

 

이혼한다면

아마도
궁밖으로 내쳐지는 순간
혹은 제발로 나오는 순간부터

그녀는 집안에서 단 한 발자욱도 나올 수가 없을 것이라는 건
명약관화이다.
두번 생각할 것도 없다.

실제로 신군은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해준다.
(차라리 이런 말이라도 신군의 입을 통해서라도

안했다면 그나마 만화니까 말이 안되도 참겠다고

생각하겠는데

알건 다 알더란 말이지.)

 


그의 말은 정곡을 찌른 말이었는데
그녀는 물론 전혀 알아먹지 못하고

그저 그가 여전히 냉혹한 인간이라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며

하다못해
시청자들도 그가 여전히 싸가지 없다며
그를 비난한다.

신군의 말이 얼마나
정곡을 찌른 중요한 말인가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뭐 드라마에 뭔넘의 논리를 적용시키냐고 하면

할말 없지만,

그래도 말은 되야 하지 않는가~!!



하여튼 채경은 이혼하거나 폐비가 되어 사가로 나가는 순간부터
신문기자며
파파라치들의 좋은 먹이감이 될 것이고
신문은 하루도 빠짐 없이
그녀에 대해서 써댈 것이고
그녀의 가족들도 물론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파파라치나 가십기자들이
벌떼처럼
진을 치고 있다가
달려들테니까.

채경이 집안

특유의 뻔뻔함으로 그걸 무시하거나 극복한다쳐도
일거수일투족이
이제는
황태자비의 명예를 안고가 아니라
폐비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갖가지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십란에 올라갈 것이다.

아마
궁에 있었을 때가 그나마
훨씬 자유로울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리라.

하여튼
그래서
난 후반의 채경을 극도로 희생시키고 곁들어

어리석음의 극치의 화음을 이루게끔 힌 율의 행동들도

극의 완성도를 망쳤다는 점에서 화가나며

그런 인물들이 역어가는 후반의 궁의 폭주가 열받는다.

 

정말 아름다운 드라마였으니까.

아름다운 색채감과 정성을 기울인 소품들,

21세기의 황실이라는 기막힌 상상력,

그러나

그 황실 내에서 벌어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건들..

 

그것이 조화를 이루며 마지막까지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나마 말이 되는 캐릭터는 신군뿐이었고,

신군이 후반에 막장으로 가는 궁의
중심인물이 되고
스타가 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 모든 고통과 혼란 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인물이 신군이며
그 신군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 바로
주지훈이었으니
그가 후반부를 장악해서
최고의 스타가 된것도 너무나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