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무명 시절 내가 찍었던 배우들 '진선규,이선균,김윤석,박해수' 본문
난 눈썰미가 없다.
병적으로 없다.
손재주도 병맛이다.
뿐이랴, 길치도 심각해서 내겐 모두 같은 길로 보여 운전을 포기했다.
오른쪽 왼쪽을 구별 못해서 가족들이 말릴 정도였다.
좌우를 쉽사리 구별 못하는 이상한 증세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시시콜콜 파헤칠 생각은 없지만
그리고 그럴 지식도 없지만 심리학보단 뇌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난 인간의 심리에 민감하고,
사람에게 관심이 없음에도 가끔 드물게 어떤 사람이 확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주로 티비를 보다가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때가 있었다.
그것도 옛날 얘기지, 솔직히 요즘엔 그럴 만한 인간도 거의 눈에 뜨이지 않지만..
아니 아예 드라마도 보지 않고 애초에 티비 자체를 보지 않는다.
지금 시대는 진정성 있는 배우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배우다운 배우는 모두 나이 지긋하고, 그들이 아직까지 맹활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젊은 배우들은 인조 인간이 판치는 느낌이라 외면하고 싶다.
아무리 잘생긴 배우가 으시대도 내겐 그저 마네킹을 보는 것 같아 감흥이 없다.
어떤 드라마,그것도 꽤 오래 전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였는데
'아버지가 젊었던 시절처럼 아름다운 인간이 더는 없어요.'
그 대사는 지금까지 유효하고, 앞으론 더할 것이다.
엉뚱한 얘기로 길어졌다.
진선규는 '무신'이라는 드라마에서 첨 봤다.
난 대개의 드라마를 본방으로 보지 않고 끝나고 한참 뒤에 정주행한다.
'무신'은 내 기준으론 꽤 볼만한 드라마였다. 적어도 앞부분은 그랬다.
난 그런 남성적인 드라마를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드라마들은 모두 소장하며 틈틈이 생각나면 가끔씩 보곤 한다.
주인공은 아까운 배우 '김주혁'
그런데 내 눈에 김주혁보단 그 똘마니 역을 하던 진선규였다.
그는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고, 무신에서 맡은 역할도 작았다.
그저 주인공 옆에 있다보니 조조연 치곤 제법 화면에 잡혔지만
전형적으로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었다.
용모는 맡은 역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촌스럽기까지 했고, 이렇다하게 내세울 것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내겐 그 배우가 눈에 들어왔고
인간적이고 소박하고 편안한 인상의 그 배우가 맘에 들었다.
그런데 이름조차 몰랐던 그 배우,
무신에서 딱 한 번 보았을 뿐인 배우가 어느날 청룡상을 타면서 울고 있었다.
무신이 끝나고 십년 가까이 흘렀던가?
무신에는 박해수도 나온다.
그 또한 그냥 묻히기엔 아까운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는 진선규보다 더 작은 역이었지만
빼어난 연기와 용모에 비해 그 이후로 활동하는 것이
내 눈에 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어느덧 그 배우를 잊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유명 드라마에 나오는 걸
잠시 보았고,
그새 나이가 들어보였고,고생한 티가 역력했다.
하지만 난 그 사람이 그냥 묻히지 않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 매우 반가왔다.
이선균은 '천년지애'라는 드라마에서 역시나 주인공의 친구역으로 나오는데
흔히 주인공 친구역의 클리쎄를 완전히 벗어난 빼어난 생활연기를 하는데 놀랐다.
외모는 밤톨 같았고, 어딘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면모는 그때도 있었다.
이후 그는 톱스타가 되었다.
김윤석은 '부활'에서 주인공의 조력자 역을 하는 것으로 처음 알게 된 배우인데
아침 드라마에 나오고 있던 시절인가보다.
난 그의 존재감이 너무나 묵직하고 강렬한 것에 놀라서 단역을 하기엔 아까운 배우라고 생각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닌지 곧 유명 배우로 성장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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