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성城에 대한 로망과 우리나라의 궁 소실에 관한 아쉬움 본문
대개 어린 시절엔
궁전이라던가 성에 대한 로망에 사로잡힌다.
물론,
동화에 나오는 공주님이나 왕자님과 그들이 살던
궁전 따위나,
디즈니의 만화 오프닝에 나오는 성의 환상적인 영상이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궁전이나 성에 대한 로망은
나이가 들어도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지니고 있지 않을까?
나도 다르지 않다.
요즘 난
예전에 잘 가던 게시판을 디비파느라 정신이 없다.
거기서 꿈같은 사진 한장을 발견한다.
성이라는 것은 스타와 비슷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더없이 환상적이고 멋지지만,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황막한 일상에
한 조각 꿈을 주며, 로만틱한 감정마저 불러 일으키지만,
그러나 가까이 가면
실은 황량하고 몇백년 전의 건축물이기에 필연적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으며
더더우기 사람이 살지 않으니
내부는 그야말로 폐허처럼 스산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성이나
스타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감탄하는 게 최고인 것이다.
저 성은 노이슈바스타인성이라고 한다.
이름으로봐선 독일의 성이 아닌가 싶은데
아닌게 아니라 설명을 보니
독일 뮨헨에서 그다지 머지 않은 어느 곳에 있단다.
내 눈에만 환상적으로 보일리 없으니
월트 디즈니도 홀딱 반해서
바로 디즈니성의 모델이 되어주었다나??
하지만
지금껏 누군가 저 성에 살고 있을리 없으니
내부는 틀림없이 어두컴하고 황폐하거나,
잘해봤자 나라에서 관리한다면
무슨무슨 진열관 정도로 쓰이지 않을까?
뭐 어떻든간에
저렇게 아름다운 성의 주인은 정작
홀라당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니..
유럽의 멋진 성의 주인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좀 이상해서
폭군이 되어 자기 백성을 괴롭히거나
아니면 광기를 지니고
자기 가족을 달달 볶아대거나
저렇듯 혼자 커다란 성에서 배회하다가
몸을 던져 자살하기가 일쑤였다는 것도 전율적이다.
하긴 저런 성에 살고 있다면
제정신이기가 힘들 것이다.
겉보기 화려한 스타일수록
정신적으론 문제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남아 있는
유렵의 화려의 극을 다한 궁전들보단
저런 성에 마음이 끌린다.
대개 유럽의 궁전들은
아직도 내부가 잘 보존되어 있어
화려의 극치를 다한 지난 세기의 영화를 보여주지만,
성들은 겉보기만 그럴듯할뿐
내부는 음침하다.
중앙집권적인 성격이 강했던 나라와 달리
봉건제도가 지배했던 나라일수록
성 문화가 발달해있는데
그럴 경우 성은
성주의 저택의 성격을 지니기 전에
대개는 전쟁에 대비한 요새이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저렇듯 높다랗고 험준한 곳에 세워지곤 했으며
당연히
내부는 화려하기보단 차라리 황량한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유럽의 그림같은 성보단
오히려 일본 전국시대의 성들인데,
일본 특유의 기기묘묘하고 요사스럽다 못해
야시시한 건축 스타일이 어쩐지 매력적이라서 그런 점도 있고,
무엇보다 아시아권에선 보기 드문 성문화가 신기하기도해서 그러하다.
아시아권에서
중세 봉건시대를 거친 유일한 나라라서 城문화가 그토록 발달했을지도 모른다.
일찌기 대망을 읽으면서
거기에서 유독 거론되었던 성들을
일일히 검색해봤지만
마치 일본이 왜란을 일으켰을 때
우리나라 궁궐을 모조리 파괴했던 인과응보인지
그들도
유수의 성들이 대개는 폭격을 당해
원래의 모습을 상실하였다.
그래서 그 유명한 오사카성은 껍데기만 간신히 남아서
그나마 절반으로 축소되었고,
내부도 온전하게 예전의 모습은 아니다.
막부 시대의 중심이었던 에도성은 흔적도 남지 않았다.
그런 점에선 황폐할지라도 내부가 그대로 남아 있는
우리나라 궁궐이 차라리 낫다고 할까?
적어도 진열관으로 쓰이진 않으니 말이다.
전화로 인하여
지난 세기의 건축물을 유실당하지 않고
보존한 나라가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복인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
한땐 빼곡하게 전각이 들어찼던
우리의 5대 궁궐을 수없이 배회했던 시절에
가장 안타까왔던 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궁의 전각들은
대부분은 외침에 의해 파괴되었고,
그중 가장 큰 피해는 왜란때였지만,
꼭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도
대개는 화재로 인해 소실되곤 하였다.
목조 건물인데다
촛불이 조명으로 쓰였던 만큼
화재는 어느 전각이나 자주, 그리고 쉽게 일어났으리라.
또한 우리나라 궁궐의 특성상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가
행각이 전각을 에워싸고 있으니만큼
한번 불이 나면
다른 전각까지 번지곤 했던 것이다.
한중록을 읽어봐도
사도세자가 아버지에게 혼나고 열받아
날뛰다가 촛대를 건드리고,
그 바람에
세자의 거처에 불이 나자마자
삽시간에 그 불은
동궁전 전체로 번진다.
물론 그로 인해
세자는 영조에게 더더욱 깨지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대다수의 유명 전각들은
끝없이 재건되고
또다시 불타고
그러면 다시 복원되곤 했다는 것이다.
어떻든
저런 성을 볼 때마다
조선 시대의 정궁이었던 경복궁은 물론이지만,
실제로 조선조의 주요 사건의 무대가 되어주었던
창덕궁을 비롯, 무엇보다 창경궁의 주요 전각들이
모조리 사라진 것이 늘 안타깝다.
아무리 복원을 한다해도
거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조선조의 궁궐 뿐이랴
난 하다못해
삼국 시대의 궁궐들도 참 궁금하다.
그 시대엔 과연 어떠한 건축 문화였을까??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 중반까진
그래도 비교적 중국에 의존도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고 보는 바,
중국의 속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조선조보단
차라리 내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그리고 그 시대의 유적중에서도 궁들은 그저 터만 남아 있는 게
가끔은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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