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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23부- 궁의 미친 영상미와 주지훈의 신군, &궁 시즌 2 본문
나는 궁 시즌2에 대해선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애초에 그 몇 음절이 내 귀에 들리는 순간,
그러니까
내가 궁에 대해선 잘 알지도 못하고
물론 보지도 않았고
주지훈도 이름만 알 뿐이었던 시절에
이미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헛소리라고 생각해치웠지만,
그 궁 시즌 2라는 것이 몰고온 갖가지 파장과,
그것이 주배우에게 입힌 갖가지 데미지에 대해선
물론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난 내가 본방 궁팬이었다고 해도
궁 시즌 2라는 것에 대해선
결사 반대하거나,
기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더우기
내가 본방 궁팬이었다면
주지훈을 위해서
궁 시즌 2 반대 시위를
혼자라도 했을 것이다.
아무튼지간에,
그 궁 시즌 2라는 걸로 어지간히 난리를 피우다가
우찌우찌 만들어진
궁s라는 드라마가 있다는 소린 들었다.
궁은, 비록 후반으로 가면서
인내심을 시험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품을 물고 더불어 뒷목까지 잡고 뒤로 넘어가게 하였으며,
또한
내가 이미 쓴 바 있는
'서민 출신 황태자비'
가 황태자의 사랑을 받으며 궁을 개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를 놔두고
기껏 사랑 타령에 삼각관계나 조장하며
뒷부분을 조잡하게 만든 것이 참 애석하지만,
그래도
오리지날 '궁' 이라는 드라마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한 존재감이 있다.
어쩌면 난 내가 궁을 보지 않았을 무렵에도
궁이라는 드라마에 대해선
나름 호기심을 품고 있었기에
또한 궁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 오리지날리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궁 시즌 2 같은 요상한 발상에 대해서
시답잖케 여겼던 것 같다.
왜냐면
설사 주지훈과 윤은혜가 그대로 출연한다해도
결코
궁 시즌 2는
오리지날 '궁'이 가진
신선함과 매력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2라는 것이 붙으면,
보다 화려해지고 보다 선정적이 된다.
오리지날이 지녔던 신선함을 앞지르는 그 뭔가가 있어야만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무척 좋아했던 미드 중에
'X 파일'
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건 나뿐 아니라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미드의 수작일 것이다.
지금 쏟아지는
갖가지 수사극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컬트적 요소가 있는 멋진 드라마였다.
외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그 드라마에 홀라당 반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 멋진 X파일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망가지기 시작한다.
점점 더 선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속편들의 속성이다.
'터미네이터'
라는 걸작 영화가 있다.
그또한 1편으로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후편을 계속 만들어서
그나마 오리지날 작품에 대한 추억마저 망가뜨린다.
'다이 하드'
같이 그저 때리고 부수고 치고 받고 쏘는 영화같으면야
다이 하드 100까지 만들어도 상관없지만,
제발 좋은 작품은 그냥
그 작품 하나로 만족해서 그 작품으로 느낀 감동을 보존하게 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하여튼,
'궁' 은 한국이 입헌군주국가이고,
따라서 황실이 존재하며
경복궁에 살면서
한국 전통 왕실의 법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기발난 상상력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경박하고 화려하며
겉만 번드르르한 드라마도 아니다.
그 안에서 고뇌하는 청소년들의 아픔은
권력이라는 것으로 인해 억눌린 삶을 살아야하는
우리네 평범한 젊은이들의 청춘 시절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뒷부분에서 조금 날 열받게 했다 한들
궁이라는 드라마가 가진 가치를 내가 부정하는 건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주지훈과, 그가 만들어낸 신군이 있다는 것만으로
내겐 가치가 있다.
그런데,
아주 가끔 난 궁S가 궁금하기도 하다.
그건 바로
이런 장면,
즉 궁에서 내가 최고로 치는 미친 영상미와 색채감을 볼 때이다.
궁의 가치는 바로 미술의 활약이 80프로를 차지하고 있다고해도
별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다못해
주지훈의 신군도
궁의 미술팀이 만들어낸 미친 영상미의 산물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주지훈이기에 환타스틱한 미술팀이 만들어낸 영상미에
합당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 좋은 예가 궁S일 것이다.
보진 않았지만
영상미에 관한 한
궁스도 웬만할 거라고 믿는다.
아닐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궁스는 어떻든 궁을 능가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바로 주지훈의 신군이 없었으니까.
누군가가 주지훈의 신군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영상팀에 부합하여 창출했다면
궁스도 그만한 가치를 지녔을 것이다.
자..여기에 바로 주지훈의 신군의 뒷모습이 있다.
황제 아닌 아버지에게
지독한 말을 듣고 또 듣다가 지쳐버린 듯한
신군의 뒷모습이다.
황태자로서의 자긍심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황태자다운 자긍심을 요구하는
기성세대의 모순에 기진한 청소년의
피곤한 뒷모습이다.
궁의 영상미가 요구하는 것을
주지훈의 신군은 채워주고 있다.
돌아서서 천천히,
그러나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구부리고 걷는 것만으로
신군의 비참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단순한 장면인 듯 하지만
카메라의 위치며
색채감이며
그리고
신군..
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쓸쓸하고 고적한 궁만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
주지훈의 신군이 있는 '궁 시즌 2'라는 것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난 '궁' 과 '주지훈의 신군'
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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