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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궁

궁 22부- 궁의 긴장감의 중심에 우뚝 선 주지훈의 신군

모놀로그 2011. 6. 4. 18:44

궁 22부의 도입부는,

내가 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이다.

 

캐릭터의 우왕좌왕이나, 대사의 허접함이나, 극 전개의 엉뚱함 등등에 대한

불만족을 한꺼번에 채워주는 주지훈의 신군이 있기 때문이다.

 

주지훈의 신군,

이것이 중요하다.

 

막바지에 이르면,

이 둘을 떼어놓을 수가 없다.

 

주지훈의 신군이어야한다.

 

그가 있어야만 그나마 궁의 빈구석이 완전해진다.

 

마치,

텅빈 궁의 복도가 그가 거기에 있기에

화면의 아름다움이 완전해지듯,

 

 

 

 

 

 

 

장면에 주지훈의 신군이 없다면 어떨까?

 

냉기와 퀘퀘한 냄새가 감돌 것만 같은 저 장소에

주지훈의 신군이 있기에

난 저 장면을 좋아한다.

 

처음 저 장면을 봤을 때,

 

율군의 선언을 차마 듣고 있을 수 없어

홀로 떨어져나와

우두커니 서 있는 저 장면을 봤을 때

 

난 궁이 비록, 그 내용이 부실하고, 캐릭터들이 제각각 따로 놀고

대사가 말이 안될지라도

저런 장면 하나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 장면이 아름다운 건

오로지 주지훈의 신군이 저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처음 저 장면을 봤을 때

몹시도 뛰던 마음을 새삼스럽게 돌이키며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난 아름다운 장면을 좋아하지만,

단순히 그림이나 색상이 아름다운 것만으론 부족하다.

아름다운 장면의 범위는 매우 넓다.

 

화면의 구도가 아름다울수도 있고,

색채가 아름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색채와 구도에 의미가 있어야한다.

 

적어도 그 장면과 내가 어떤 것이든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한다.

 

 

저 장면과 나 사이엔

주지훈의 신군이 있다.

 

궁의 복도는

실은 세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지훈의 황태자 신군이

저기에 서 있는 것만으로

 

저 공간은 의미를 부여받고,

또한 그 공간은 주지훈이 부여한 힘을 받아

그 힘으로 주지훈의 신군에게 힘을 실어준다.

 

매우 조용할 것만 같은 궁의 복도에

홀로 고개를 떨구고 서 있는 것만으로

장엄함 속에 숨어있는 고적함과 소통의 불가로 인한

고통에 더불어

신군이 느끼고 있을 갖가지 착잡함이

내 피부를 따갑게 한다.

 

마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극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제 고조될대로 고조되어가는 긴장감의 중심엔

늘 주지훈이 만들어낸 캐릭터가 있으며,

 

그가 없으면

그 긴장감은 반감될 것이다.

 

아니 그가 없는 건 상상할수도 없다.

 

세트에 불과한 복도에 저렇듯 서 있는 것만으로

공간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그가 부여한 리얼리티로 인해

다시금 21세기의 황태자 신군이

궁 안에 서 있다는 걸

의심치 않게 하는 힘을 지닌 주지훈의 힘에

난 위압감을 느끼며,

심상치 않은 그의 존재감에 찬탄하게 되는 것이다.

 

 

 

 

주지훈...

그는 정말 아름답다.

 

흔히 볼 수 없는 새롭고 힘찬 아름다움이다.

내면에 흐르는 강렬한 에너지가

넘쳐흘러서

화면을 꽉 채우는 아름다움이다.

 

신군이 홀로 궁의 복도에 서 있는 장면은 꽤 길다.

저 긴 장면을

홀로 이끌어가며

점차로 카메라가 그를 클로즈업할 때

 

자연스럽게 화면을 자신의 존재감과

당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채워가는

저 순간을 난 너무나 좋아한다.

 

내 마음도

저 순간에 주지훈의 신군으로 가득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