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마왕 18부- 절정에 이른 주지훈의 야누스 신공 본문
흔히, 마왕에서의 주지훈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할 때
따라붙는 것이
야누스적인 변호사역이라는 것이다.
내가 처음 마왕을 접앴을 때
읽은 것도 바로 저런 표현이다.
저것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진부하다.
실은 너무 진부해서 나도 마왕에 접근하기가 망설여졌을 정도이다.
마왕에서,주지훈의 오승하 캐릭터 창출은
저런 진부한 표현으로 단정짓기엔 좀 억울할 정도이다.
다른 회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18부에 들어서면 그의 야누스 연기는 가히 신공의 경지에 이른다.
취조실에서 싸늘하고 냉철한 변호사역을 하면서
동시에 망령같은 눈빛으로 오수를 압박하더니,
오수와 대면해서는
여전히 그 나긋나긋하고 얄미운 말투로 오수를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듯한 미소를 던져주면서,
증오와 연민과 분노와 조소가 한데 버무려진 묘한 눈빛을 강렬하게 쏘아주고는
돌아서자마자
어느덧,
발길은 해인의 도서관을 찾고 있다.
도서관 주변은 보기만해도 살랑대는 봄기운이 충만하지만
승하는 여전히 춥고 음산해 보인다.
그는
술김에 실수를 저지른, 아니 술김에 본심을 드러낸 남자들이
흔히 그러듯,
그야말로 머리털을 쥐어뜯고 싶은 표정으로 돌아선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해인과 마주치자
갑자기 사춘기 소년처럼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때까지도 그는 여전히 추워보였다.
처음 해인에게 접근할 때
마치 선수처럼 행동하던 그 오승하는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세련되고 도시적인 엘리트 변호사는 간데없고,
사춘기 소년처럼 촌스럽게 굴다가
해인이 낚아채는 손길에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라니...
그럼에도 갑자기 봄기운에 젖어드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이다.
아마도 여자와 데이트다운 데이트라곤 해본 적이 없을
무늬만 세련된 도회적 변호사인
정태성은
여자가 낚아채지 않으면 죽어도 진심으로 데이트도 못할 사람이다.
이제 해인 앞에선 더이상 오승하의 껍질로 그녀를 압박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던 차에,
상대는 이미 자신의 정체를 속속들이 알아버렸으니
이제 우위에 놓인 해인이 거침없이 잡아끄는대로
수줍게 따라가는 오승하가 눈물겨울 정도이다.
이쯤 되면,
불과 십여분 사이에
그의 변신은 너무나 눈부셔서 야누스라는 말이
미안할 정도가 아닌가??
또한 그 사이에
눈꼽만치의 간극이나 부자연스러움이 끼어들 여지가 있는가?
내 일찌기 야누스 연기를 하는 다른 배우를 본 기억이
잘 안나지만,
주지훈의 오승하 연기엔
야누스 어쩌구라는 진부한 표현 말고
다른 고유명사를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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