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한지민 본문
어떤 드라마를 보다가,
그 안에서 지금은 유명해진 배우를 발견하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최근의 경험으로는,
천년지애에서 소지섭 친구역을 맡았던 이선균이 그랬고,
부활에선 형사출신으로 일종의 흥신사같은 역을 했던
김윤석이 그랬다.
그런데, 대개 그런 배우들은,
비록 조역이거나, 잠깐 나오는 단역일지라도
뭔지 모르게 눈에 뜨인다.
올인에서 한지민이 그러하다.
난 올인을 볼 때,
송혜교의 아역을 맡았던 한지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차라리 송혜교보다 더 눈에 들어왔다.
약간 보이쉬한 느낌을 주면서
우수에 가득찬 특별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한지민인데,
솔직히 그다지 관심은 없었지만,
오늘 동영상들을 정리하다가
올인을 잠깐 보았는데,
거기서 한지민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내가 처음 올인을 보면서
저 여자애...참 맘에 든다...
고 생각했던 그 여자가
바로 한지민이었다는 사실을 오늘 갑자기 알아낸 것이다.
올인에선
민수연역이
한지민에서 송혜교로 변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난 참 아쉬웠다.
한지민이 훨씬 그 역에 어울리는 외모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송혜교로 바뀌고나니
갑자기 그 배역의 매력도가 심하게 감소했다.
한지민은,
부활에서도 그렇지만
매우 고집스럽고, 단정하게 보인다.
도무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곤 없이
단단하게 무장한 여전사같다.
그런데
무지하게 가련하게 보이는 여전사이다.
그게 그녀의 매력이다.
갸날프게 보이지만, 씩씩한 여인상.
내가 한지민을 본 게
올인에서 잠깐,
그리고 부활이 전부라
다른 드라마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녀가 풍기는 느낌은 맘에 든다.
범상치 않은 느낌을 비록 조연이거나, 잠시 누군가의 아역으로
출연하면서도 남기는 사람들은
이후로 그냥 묻히는 법이 없다.
이션균이나, 김윤석이 그랬지만,
사실, 송혜교와 이은주도
백야에서 각각 아역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
송혜교는 이병헌역의 여자친구 아역을.
이은주는 심은하역의 아역을 각각 맡았다.
재미있는 건
송혜교도 아역일 때가 훨씬 나아서
이후로 다른 배우로 교체하자
매력도가 심히 떨어진다.
하지만 송혜교는 아역을 할 때조차 그저 이쁘장하게 생겼다..
정도의 느낌으로 그치고만다.
매력도는 결국 아역이나, 성인역이나
둘다 제로였다.
이은주 경우는 반대로,
심은하보다 함량이 많이 딸렸다.
그럼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뭔지 모르게 그녀에게선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래선가, 이후로 그녀는 여배우로 이름을 떨친다.
누군가의 아역 정도로 출발해서,
그 누군가보다 더 대단한 배우, 혹은 스타가 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전에 말한 대망이라는 드라마에서
한재석의 아역을 맡았던 장근석이 좋은 예이다.
하긴, 장근석은 내가 보기에
그때가 최고로 보기 좋았었고,
이후론 영 아니올시다지만...
어떻든,
올인에서 송혜교역을 계속 한지민이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연기로야 내가 보기엔
둘다 거기서 거기고,
미모로는 한지민 쪽이 밀릴지 모르지만,
한지민에겐 분위기가 있다.
불행히도 송혜교는 그게 없다.
이쁘장하게 생기긴했지만,
그게 전부이다.
그래도 송혜교가 훨씬 대스타이니
참 신기한 일이다.
내 취향엔
송혜교보단 한지민인가보다.
어떻든, 오늘은 올인에서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내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송혜교 아역이 한지민이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이런 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빈번하게 일어나겠지?
어떻든 내 눈에 뜨인 배우들이 그대로 사라지거나 묻히지 않고
이후로 이름이 나는 건
나름대로 좋은 일 같다.
이선균같은 배우는 정말 아깝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러나,
이상하게
조연일 땐 빛나는데
차라리 주연급으로 올라서면 오히려 매력이 감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게 좀 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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