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마왕 16부- 오수와 승하의 영적 교류 본문
강오수!
그는 벼락을 맞은 듯, 깨닫는다.
오승하가 정태성이라는 사실을...
인간은 영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물질 세계에 속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육적인 면에 더 강하다.
아니 강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만질 수 있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에 충실하고,
육체적인 욕망에 늘 지기 마련이다.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이 하는 말은 진실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이란, 육적이고 물질적인 이 세상에서 가장 그럴듯한
치장을 대변한다.
인간들이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자신이 듣고자하는 말이다.
동시에,
그것은 진실의 호도하기에 가장 좋은 방편이기도 하다.
그렇듯,
말이란 것이 육적이고 물질적인 이 세상을 대표한다면,
눈빛으로 주고받는 저 머나먼 영적인 세계가 있다.
그건 소름끼치는 진실이다.
하지만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말로 하는 세뇌처럼,
영적으로 끊임없이 주입하는 세뇌도 강렬하다.
오수는 바로 그러한 영적 세뇌를 그동안
승하에게 당해왔고,
진작부터 승하에게 뭔가 끊임없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승하가 의도적으로 주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오수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아니, 알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에 급급해서
영적인 교류와, 영적인 대화, 영적인 느낌에 둔감했을 뿐이다.
눈으로 끊임없이 뭔가 말하던 승하의 모든 언어를
갑자기 오수는 깨닫는다.
진작부터 알아치리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명료하다.
어느날, 갑자기 오승하라는 인물이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타로카드가 날아다니고 의문의 편지가 날아다녔으며,
잊고 있었던, 아니 잊고자 했던 정태훈 사건이 사건의 표면으로 떠올라왔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생활의 언저리에 오승하가 있다.
불가사의하고 불쾌하며 너무나 싫은 인간이
자신의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본능적으로 두렵고 싫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자극하는 이상한 존재..
어째서 그는 자신의 느낌을 그토록 무시해왔을까?
오승하가 주고 있던 뭔지 모를 불길하고,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촉감.
그 모든 것의 정체를 갑자기 깨닫는다.
승하는, 오수가 승희를 찾아갔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깨닫는다.
드디어 오수가 알았음을..
그리하여
이제 오수와 승하의 대결은 제2막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난 오수가 갑자기 오승하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 장면을 참 좋아한다.
인간의 아둔함과, 그러나 잠재 의식 속에 들어있는 정답이
어느 순간의 강렬한 인스피페이션으로 인해
일체를 이루는 순간이 오수처럼 우리에게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주지훈 > 마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왕 16부- 오수의 시선 (0) | 2011.03.04 |
---|---|
마왕 16부- 승하와 해인의 데이트 아닌 데이트 (0) | 2011.03.04 |
마왕- 오승하 (16부-3) (0) | 2011.03.04 |
마왕- 오승하 (16부-2) (0) | 2011.03.04 |
마왕-오승하 변호사의 데쓰노트 (0) | 2011.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