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카치니 아베마리아-오데사 소년소녀 합창단 본문
아베마리아는, 성모송을 말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로 시작되는 기도문이다.
흔히들, 천주교를 마리아교라고 오해하지만,
카톨릭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오리지날 기독교이다.
난 왜 카톨릭에선 유독 마리아를 우대하는지 늘 궁금했는데,
사실, 궁금할 것도 없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카톨릭의 1대 교황이 누구일까?
바로 예수의 제자 베드로이다.
그가 설마 바티칸의 멋진 성당에서,
우아한 교황복을 입고
미사를 드렸겠는가?
아니다,
그는 예수처럼 남루한 옷차림으로,
발로 뛰는 교황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예수가 죽고, 남은 제자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똘똘 뭉쳐 있었다면,
아마도 예수의 친모인 마리아는 그들에겐
스승이자 구세주의 생모로써 자연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초기 기독교는,
지금처럼 호화로운 건물과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진 않을 것이니
예수를 추종하는 무리들끼리 모였다면
그 자리에 마리아가 참석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자연, 기독교가 막 태동하던 무렵엔
마리아에 대한 애정이 컸을 것이다.
이후로 갖가지 박해를 극복하고
마침내 종교의 틀을 갖추어 초기 기독교의 기반을 잡아갈 무렵의
카톨릭이 마리아를 대접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카톨릭은 오리지날 기독교였으며
오랫동안 유럽을 지배한 유일 종교였다.
그러니 자연 타락할 수밖에 없다.
원래 절대 권력이란 타락하는 법이다.
그게 종교건 뭐건..
그리하여 종교 혁명이 일어나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종파가 갈렸으니,
카톨릭에 비판적일 그 새로운 종파는
카톨릭과는 모든 면에서 달라야한다.
그리하여 개신교는 마리아를 대접하지 않는다.
뭔가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카톨릭을 마리아교라고 매도한다.
따지고 보면,
가장 오래된, 예수의 수제자가 만든 종교인
기독교의 원조인 카톨릭을
난데없이 마리아를 숭배하는 종교로 전락시킨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정신이 박혔다면
카톨릭이야말로 진정한 기독교의 원조라는 걸
누구나 알 것이고,
그렇다면
마리아교가 아니라는 건 상식적으로 알 것이다.
가끔 드라마를 보다보면
절에 가선 부처님,
교회에선 예수님,
성당에선 마리아님
어쩌구 하는 대사를 들을 때가 있다.
이런 무식한..
카톨릭이나 개신교나 그 뿌리는 같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인 것이다.
당연히 예수를 떠받드는 종교인 것이다.
단지,
카톨릭은 초기 기독교 시절의 풍습이 남아서
마리아를 대우해주는 것이
그대로 하나의 의식이 된 게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인데
뭐 아님 말구.
하튼
마리아에겐 기도를 하지 않는다.
기도는 오로지 주님에게만 한다.
단,
마리아에겐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문은
'빌어주소서'
로 되어 있다.
아베마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작곡가들이
가장 많이 만든 아름다운 노래일 것이다.
물론 가장 유명한 건
슈베르트와 구노의 아베마리아이지만,
그러나 카치니 아베마리아의 아름다움은 각별하다.
카치니 아베마리아는
성모송을 외우지 않는다.
오로지 아베마리아를 외칠 뿐이다.
그 선율의 애잔함과 고품격의 분위기는
수많은 가수나 합창단에 의해서 각각 표현되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리베라 합창단의
'카치니 아베마리아'
이다.
하지만
오데사 소년소녀 합창단의 이 음악도
참으로 아름답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버전의 카치니 아베마리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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