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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궁

궁 19부-독특한 영상미와 음악-신군과 효린

모놀로그 2011. 2. 21. 10:03

 

 

 

 

 

 

 

 

 

 

 

 

궁 19부에 나오는 이 장면들을 난 참 좋아한다.

아니,

대체로 궁의 독특한 영상미가 최대한 발휘될 때는 주로 효린과 신의 장면이다.

 

물론,

신과 채경의 장면도 볼 만한 장면이 많다.

하지만 그 둘의 장면들은 색채가 굉장히 화려하다.

 

그들은 주로 궁 안에서 지낸다. 그래서 그들의 배경 화면은 궁이다.

온갖 색채가 총 집합한 듯한 동궁전 파빌리온이 특히 그들의 주요 배경이다.

파빌리온은 좀 산만한 느낌을 준다.

화려하고 아름답긴 하지만 정신 사납다.

 

또한 궁 안에서 주로 지내다보니

그들이 함꼐 한 명장면들도 주로 궁이 배경이다.

 

그 중에서도 혼례신이나, 파티에서 탱고씬, 합방씬 등등은

굉장히 화려하고, 궁 특유의 색채감이 뛰어나다.

 

원색을 많이 사용하고, 강렬하며 동시에 생동감이 넘친다.

아마도 채경이라는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16부의 밀월 여행씬을 예외로 치고

그러다보니, 사실 신군과 채경이 함께 하는 장면에서

영상미를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유독 신군과 효린의 씬은 거의 다가 영상미로 볼 때

독특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그 시골의 작은 대합실로 시작해서

학교에서의 비밀 데이트 장소며

하다 못해 두 사람이 정말 이별한다고 볼 수도 있는

저 장면들의 공통점은,

최대한 원색을 배제하고, 무채색을 이용하며,

빛을 극도로 자제하여

고적하고 쓸쓸하며 정적인 느낌을 살린다.

 

그건 아마도 신군과 효린의 관계가 그러하고,

또한 두 사람의 성격이 그러하기에,

 

당연히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분위기 자체가 무겁고 장중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것의 배경이 되는 영상이 또한 그렇게 장중한 느낌을 풍기는 것이다.

 

아마도 내 취향이 강렬한 원색보단,

저렇듯 정적인 느낌의 무채색과 빛으로 만들어낸

고적한 화면인지도 모르겠다.

 

신군과 효린은

둘 다 외롭고 닫혀 있고, 갇혀 있는 인물들이다.

자의식이 강하고, 이기적이며, 동시에 세상에서 말하는

엘리트 계층이다.

 

그들은 비슷하다. 아마 취미도 비슷할 것이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 책도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둘이 함께 있으면 오히려 할 얘기가 별로 없을수도 있다.

무거운 주제를 놓고 토론이나 하는 애인 사이는 재미가 없다.

 

하지만,

난 늘 신군과 효린이 뿜어내는 저 고적하고 쓸쓸한 빛깔이 좋다.

 

게다가 음악은 또 어떠한가~!

 

효린이 발레리나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효린의 주제곡은 왈츠풍이다.

그러나 보통 왈츠풍의 음악과는 다르게 굉장히 무겁고 어두우면서도

고혹적이다

 

난 궁에 나오는 음악 중에서 이 음악을 제일 좋아하는데,

굉장히 고풍스러우면서 럭셔리하여, 효린이라는 인물에 참 잘 어울린다.

 

그녀는 경박하지 않고, 나이답지 않게 묵직한 느낌을 준다.

말수가 적고, 차분하다.

그리고 예술가이다.

 

이 음악에선 그러한 효린의 특징이 참 잘 나타난다

동시에

궁만의 음악 세계가 가장 잘 표현된 음악이라고 평소 생각해왔다.

 

신군과 효린만의 무채색의 화면과,

저 어두운 왈츠에서는

그들의 젊음이 느껴지진 않지만

 

한편으로 젊음이 주는 기쁨에서 배제된 듯한 두 사람의

박제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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