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그의 3년
요즘 들어 블로그를 정리하기 위해
맘에 안드는 캡쳐는 다시 하다보니,
궁에서 키친까지
주지훈의 3작품 (마왕은 일단 제외)을
마구잡이로 넘나들고 있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몇 십년을 오간 기분이다.
아니 그런 착각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고작 3년 간의 그의 작품들이었음을 깨닫고 놀란다.
헉;;
3년?
19세의 고딩 황태자에서 30대 중반의 능글맞은, 그러나 남자다운
앤티크의 사장에서,
갑자기 20대 초반의 요정같은 두레를 마구잡이로 오가며
나도 모르게 잠시 착각을 했나보다.
정말
주지훈이 십년 가까운 배우 생활이라도 한 것처럼.
한동안 키친의 두레를 들여다보다가,
앤티크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다시 궁으로...
그러자
오 마이 갓~!1을 외치게된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어떻게 한 사람이
불과 3년 동안에 이렇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구마구 변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앤티크에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어떤 원작 팬이 장황하게 썼던 글이 생각난다.
주지훈을 캐스팅한 건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야리야리한 미소년풍의 배우가
어떻게 30대의 능글맞고 호색적이며 게다가 복잡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냐는 거였다.
하지만,
난 그때
비웃었다. 글쎄..
아마 주지훈은 해낼걸..???
불과 궁과 마왕 밖에 보지 않은,
새내기 팬이었던 내가,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이미 궁과 마왕을 통해서
난 그에게서 무한한 가능성을 봤고,
그의 완벽주의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여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지독한 근성을 봤기 때문이다.
아니,
오승하라는 불멸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를 보면서
더이상 배우로서 그에게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앤티크와 주주앙을 통해서
난 그가 그 근성과 도전으로
스스로 한계를 허물며 영역을 넓히는 걸 직접 체험하였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많지만,
연기로 감동을 주는 배우는 많지 않다.
내겐
주지훈이 그런 배우이다.
감동을 주는 연기..
말이 쉽지
연기로 감동을 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그럴싸한 외모를 보고 열광하는 것도 아니요,
능숙하고 테크니컬한 면에서 완벽하여 감탄하는 것과도 다르다.
그냥
감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그 배우를...
한 작품도 아니요
두 작품도 아니요
매번 말이다.
젊은 배우에게 그런 경우란 흔치 않다.
신군과 오승하로
불과 20대 중반에
극히 빈약한 필모그래피로
나를 감동시켰으니..
나를 말이다;;
난 정말 메마르고 냉정하고 무심한 인간이라
날 감동시킨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
하여튼
그런 나를 감동시켰는데
더이상 뭘 의심하랴~!
그래서 난 그 글을 읽으며 씨익~웃었던 것이다.
아마 주지훈은 해낼걸??
그리고,
눈빠지게 기다렸던 앤티크;;
아, 역시
그는 해냈다.
신인의 티를 벗지 못한 그가,
자기 나이와 걸맞지 않는 그 역을
멋지게 해냈다.
앤티크가 상영되었을 때
주지훈에게 쏟아진 찬사들..
20대 중반을 막 넘어서는 어린 배우가
그런 역을 맡아서
그런 연기를 하고,
또한 그럼에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극을 차분하게 이끄는 힘을 보여주었는데,
그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물흐르듯 당연하게 보여서
조금도 튀지 않는다.
그것도 진기한 현상이다.
그리고 주지훈의 배우로서 가장 큰 장점이라면
극을 이끄는 힘이다.
궁은 말할 것도 없고,
마왕에서도 그랬지만
그는
극의 흐름을 자기가 주도하는 힘을 지녔다.
정말 대단한 배우가 아닐 수 없다.
그에게 무한한 기회가 주어져서,
그의 기량을 맘껏 떨치고
또한 그를 기다리는 우리의
갈증을 채워줄 수많은 작품을 기대한다.
주배우~!!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