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작품과 인물

칠협오의-진명천자, 곤룡삭,공주도혼-

모놀로그 2010. 10. 9. 12:03

스트레스 심하고 우울할 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최고라는 나의 신념 하에,

 

포청천을 마무리하고

결국은 칠협오의를 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90년대 중반 쯤에,

 

칠협오의를 봤었는데,

뭐 그럭저럭 얕은 재미는 있다고 생각했었다.

 

엄마는 포청천보단 칠협오의를 좋아했다.

 

중국 무협 드라마라면 질색하는 엄마가

어쩐 일인지

칠협오의를 즐겨 보시더란 말이다.

 

그래서

함께 전조에 관한 얘기를 나누곤 했다.

 

엄마는 은준 전조가 좋다는 것이다.

반듯하게 잘생기고, 키크고,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난 펄쩍 뛰며

 

아니다,

전조는 역시 냉철하고 다소는 과격하기도 한

그야말로

협객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게다가 생긴 것도

훨씬 개성 있는 가경 전조가 최고다~!

라고 화를 냈었다.

 

그렇다고

내가 은준 전조를 싫어한 건 아니다.

 

내심,

그다지 매력은 없지만,

전조답지도 않지만

 

어떻든 생긴 건 그럴싸하다고 인정했다.

어딘지 순수하고 준수한 외모이긴하다.

그러나

전조라는 캐릭터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매우 감성적인 인상이고,

실제로도

냉철하기보단

감성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는데,

 

글쎄,

 

여성들의 심금을 울릴진 모르나

전조스럽진 않다.

 

 

세월이 흘러 흘러

이십년 가까이 지났다.

 

아니

십오년쯤인가?

 

 

다시 본 포청천이

당시와 별 다를 바 없이 흥미롭고,

 

포증이나, 공손책, 그리고 전조의

강직함과, 기개, 그리고 지혜로움과 초연함에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면,

 

칠협오의는...

 

악~!

 

내가 예전엔

오의를 좋아한거지?

 

아니

좋아하진 않았지만

나름 재미 있어 한거지?

 

내가 본 칠협오의 중

진명천자와 곤룡삭은 정말 조악하고 등장인물들 전부가 짜증나고,

 

무엇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것,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첫째로

 

그 아민이라는 뇬 말인데,

 

내가 두 작품을 보면서

내내 화면 속으로 들어가 쥐어박고 싶은 세 인간이 있다면,

 

그건 그 아민과, 백옥당, 그리고 전조였다.

 

아민이라는 여자는

내내

 

'쇼보~쇼보~~'를 외치며

울고 소리지르고 신경질내는 게 전부다.

 

 

대사도

대개는 비슷하다.

 

그저

 

쇼보~~만 외치고

소리지르며 울고 못믿겠다고 생난리치다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또 못믿겠다고 신경질부리다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전부다.

 

아니면

소보인지 소보루를 끌어안고

울부짓는게 전부이다.

 

아니,

하나 더 있다.

 

언니~~

억울해욧~~

 

물론 억울하고 분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몇십회 내내

그렇게 짜증내고,

쇳소리를 내며 소리지르고,

같은 말만 해대면

어쩌란 말인가~!

보는 사람 괴롭자나.

 

난 원래 쥘쥘 짜는 여자를 무지하게 싫어하는데

 

그 뇬은 착한 척하면서

쥘쥘 짜는 게 아니라

 

신경질을 내고 승질부리고

듣기 싫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대며

쥘쥘 짜댄다.

 

우쒸~!

 

두번째로,

 

백옥당이다.

 

악~!

명색이 협객이요, 의로운 오서라는 인간이

어찌 그리 옹졸하고, 의심 많고, 질투쟁이에

그저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가~!

 

예전에 칠협오의를 볼 땐

백옥당을 그렇게 못난 사내로 보진 않았다.

 

아마 나도 나이가 들어

마음에 여유가 없어진 탓일까?

아니면

그냥 편하게 즐길 만한

상태가 아닌걸까.

 

내겐

백옥당이 내내 투덜대고, 질투나 하며

중요한 사안은 뒷전으로 미루고

아민인지 뭔지

신경질쟁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시중이나 들고 비위를 맞추면서

어떻게든 그녀의 사랑이나 받으려고 기를 쓰는가 하면,

 

행여 전조가 끼어들거나,

더 사랑받을까봐

눈에 불을 키고 감시나 하는

쪼잔한 소인배로 보이는 것이었다.

 

그게 대체 무슨 강호의 협객이란 말인가~!

의심많은 졸장부보다 못하니..

에휴..

 

 

마지막으로,

 

제일 용서할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전조다.

 

칠협의 전조는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는 무지하게 개폼을 잡는다.

그런데

도무지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

 

갑자기 뒤늦게 날아와서

하늘을 날아다니긴 하는데,

 

그가 해결하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그저 심각한 얼굴로

상대를 노려볼 뿐이다.

 

그리고

백옥당과

역시 여자 하나 두고 신경전이나 벌일 뿐이다.

 

실제로 잘 보면,

그는 여기저기 나다니긴 하지만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

 

마지막은 정말 최악이었다.

아무리

극적인 전개를 위한 거라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

캐릭터를 희생시키는 것인데,

 

아민의 죽음이라는 눈물짜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강호의 고수들과,전조를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만들었단 말인가~!

 

전조는 상황보검을 엄숙한 얼굴로 하사받는다.

그때

아민과 태자를 보호하고,

또한 그들을 죽이려드는 자는 무조건 참하라는 명을 받았음에도

생뚱맞게

성묘를 가는 아민과 태자 일행을

전혀 보호하지 않고

지는 어디가서 뭔 짓을 하는지

콧배기도 안보인다.

그들이 성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단 말인가?

나도 아는데

전조가 모른다고?

헉...

 

아니

대체

그럼 뭐하고

개폼 잡으며 엄숙한 얼굴로

상황보검을 떠받들며

결연한 의지를 불태운 건가?

 

파파라는 여자는

곤룡삭으로 온갖 재주를 다 부리더니,

 

기껏 화살 하나도 못막아서

아민을 지켜주지 못한다.

 

백옥당도 마찬가지,

 

강호의 고수라는 인간들이

그때까진 훨훨 날아다니며

불가능을 가능케하다가

왜 갑자기

무능해져서

화살 하나 막지 못하는거지?

 

그리고

전조는 어디서 뭐하다가

아민이 화살을 맞고 나자

그제서야 나타나서

또 하늘만 죽자고 날아다니는거지?

그는 갑자기 나타나선 그렇게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그렇게 날아다닌 결과

해결된 게 하나도 없다.

 

시종일관

똑같은 표정에,

별 대사도 없고,

별로 하는 일도 없으며,

 

아주 급박한 순간에도

백옥당과 티격태격이나 벌이는 장면은

정말 최악이다.

 

전엔 그런 걸 재밌다고 봤었나?

 

포증은 또 어떤가~!

제대로 된 인간은 공손책 정도이고,

나머진

전부 아무것도 안한다.

 

포증을 보자.

 

그는 난비 사건의 배후에 누군가 있다는 것,

도선 장군의 배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진작부터 양양왕을 의심한다.

 

그럼에도

말로만 배후를 밝히겠다고 하면서

자그만치 7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아니 있다.

나오는 장면마다

배후를 밝히겠다고한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도선을 놔줘야한다고 한다.

 

그럼 도선은 여전히 사람들 죽이고 다니거나

아민 모자를 노린다.

 

그런데

포증은 배후를 밝힐 생각을 안한다.

 

뭥미?

 

명색이 태자라는 인물이

궁밖에서

온갖 고생을 하는 동안

그는 맨날 배후와 진상 타령을 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도선의 배후 타령을 끝까지 떠들지만

배후는 역시 밝히지 못한 채

기껏

백옥당 손에 죽게 만든다.

 

그때까지

포증과 전조가 한 일은

시종 개폼잡는 일이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국법이 어쩌구,

공무가 어쩌구

 

그러나

국법도

공무도

제대로 처리한 게 아무것도 없다.

 

강호의 고수이자

곤룡삭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파파라는 할망구는,

 

그토록 현명한 척 하면서

독선생인지 뭔지 하는 늙은이의 정체 하나 제대로 모른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대뜸 내주기까지 한다.

 

이런 우라쥘~!

 

엉망진창이다.

 

칠협은 스토리나 타당성, 논리성보단

그저 순간 순간의 재미, 난데없는 무술 대결,

공중을 날아다니는 멋진 폼이나 자랑하고

 

각 인물들의 개성이나 살리기 위해

스토리를 희생하지만,

그나마

그 인물들이란 것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쪼잔하고

의심많고

전조만 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잡아먹으려드는

당췌 이해가 안가는 인물들이다.

 

강호의 협객이 어찌나 단순한지

그저 한 가지 일면에 집착해서

의심하고 질투하고 희롱하는 게 전부이다.

 

그러면서

줄창

아민인지 뭔지 소리나 빽빽 지르는 뇬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태자를 지키겠다고 하고,

실제로도

전조보단 그래도 좀 지켜주긴 한다.

그런 점에선 좀 참아줄 만 하다고 할까?

 

백옥당처럼 사심 그득해서 지켜주는 것이나

전조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감성적인 표정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둥

믿어달라는 둥

 

똑같은 소리만 반복하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단 낫다.

 

그런데

대체

그 여자는 뭣 때문에

궁밖으로 나와서

그 개고생을 한단 말인가~!

 

소보루를 지켜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가 평민처럼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랬던가?

 

뭐 내가 보기엔

궁에 있을 때보다

더 비참하게

늘 쫓기며 살았을 뿐인데다가

일국의 태자에게

별별 수모를 다 겪게 했을 뿐이다.

 

황제란 인간도 그렇다.

태자가 사라졌는데

7년이나 뭐하고 자빠졌단 말인가.

 

 

 

도선이란 인간은

뭔가 있어보이는 악역인척 하는데

 

기껏 그가 원하는 건

부귀영화란다.

 

우쒸~~

 

전조는 그가 아무리 악독한 짓을 해도

눈감아준다.

 

뭔가 있어서 그런거려니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하여튼

 

두 작품 모두

최악이다.

 

스트레스 풀려고

보다가

스트레스 왕창받고

몇 번이나

떄려치우려다 참으며

어떻든 끝까지 보긴 했는데

 

여자에 환장한 쪼잔하고 옹졸한 백옥당이며,

무능한 주제에

개폼만 잡으며

명색이 강호 출신이라면서

그저 공무나 국법 운운하면서

 

(포청천의 전조는 그래도 국법과 강호의 의리 사이에서 갈등이라도 한다)

 

결국 아무것도 해낸 게 없는

전호위...ㅠㅠ

 

역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포증.

 

이런 말도 안되는 인간들이 우글대면서

그저 스토리를 위한 스토리 전개와,

그것을 위해

희생시키는

캐릭터들로 우글대는

왕짜증나는 작품이었다.

 

어떻든

이를 악물고 봤지만

보자마자

모조리 삭제해버리는 것으로

나의 분노를 표현한다.

 

공주도혼은,

그나마

귀여운 공주의 천진한 행각으로

편하게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전조가 방해물이었다.

 

아..

어쩌다 전조가 그렇게

한심한 인간이 되버린걸까.

 

팔왕야 역을 했던

배우가

줄곧 악역을 담당하는데,

 

그는 의외로

꽤 미남이어서 날 놀라게 했다.

 

얼핏 최수종을 닮기도 했다.

 

악역이지만

그래도

나름 말이 되는 인물 중 하나이다.

 

공주역을 한 배우는

혈운비사나, 음양판처럼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나온

자그마하고

날렵하고

이쁘장하면서도

개성 있고

당찬 이미지이다.

 

울고짜는

가련한 척하고 착한 척하는

여주들에 질린 나에겐

그녀는 청량음료같다.

어디서나

강한 여인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혈운비사의 비극적인 역도 잘했지만,

 

음양판이나 공주도혼의 귀엽고, 안하무인격인 역이

더 잘 어울린다.

 

어떻든,

 

그나마

편하게 본 게 공주도혼,

 

거기서도

역시 전조는 날 짜증나게 하지만

 

그래도

포증이 마지막엔 그나마

활약을 좀 해주긴 한다.

그거라도 없었다면

정말 발로 걷어찼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칠협오의지만

그들이 안나와주는게

날 돕는 것이 되는

비극적 상황...ㅠㅠ

 

예전엔

왜 그게 재밌었냔 말이지.

 

말이 안되면

아무리 재밌어도

난 싫단 말이다.

 

그런데

재미도 별로 없더란 말이다.

 

그건 그렇고,

황제는

역시 잘생기고

황제라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인물이얌~

ㅋㅋ

 

 

2008년도의

그 오동통하고

묘하게 생긴데다

싼티나는 옷을 입은 황제에 비하면

 

포청천이나

칠협의 황제는 정말 굿~이다.

 

하지만

난 그 이쁘장한 황제보단

 

진가포공이나,

이묘환태자에 나오는 그 황제가 정말 좋다.

 

그는 뭐랄까..

정말 황제같은 느낌을 풍기기 때문이다.

 

마치

궁에서

박뭐시기 환이라는 그 배우처럼..

 

그가 나약하고 소심한 21세기의 황제라는 느낌을

지대로 풍겨서

내가 궁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포증 얘기엔

그 황제가 제격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이쁜 황제에게 완전히 밀려서

나중엔

아예 안나오게 된 것이

유감이다.

 

어떻든

칠협~!

 

너 나 열받게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