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주지훈,,그가 준 편안함
주지훈,
그가 입대하는 모습을 본 것이
언제던가?
시간 감각이 없어져서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그제 같은데,
지난 겨울이었을 것이다.
그가 내 눈앞에서 사라진 이후,
난 그를 보지 못했다.
모든 연예 프로나,
기사들을 일체 피해다녔다.
그가 군에 간 이후로
난 역시
그를 보지 못했다.
인터넷에 그의 군 생활 사진들이
돌아다닌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 것 같지만,
거기에
달라들어
딴지를 걸고 있을 것이 틀림없는
인간들도 보기 싫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난 사진들을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 공연이 시작될 무렵엔
내겐
여러가지 이유로
인터넷 서핑을 할 여유가 없었다.
공연도 가고 싶었건만
끝내 놓치고 말았다.
가려면 갈수도 있었지만,
난 어쩌면 일부러 가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물론
주배우와는 무관하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다.
군에 간 이후의 첫작품이었을
그의 뮤지컬을 가보지 못한 이유에서인지
난 생명의 항해에 관련된
기사나 영상,
틀림없이
인터넷에 널려 있을 각종 자료들을
피해다녔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그 모든 착잡함을 털고
난 그의 자료들을 찾아다녔다.
생각보단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없었다.
하지만
연습하는 광경을 보면서
난 새삼 아쉬움을 느낀다.
왜냐면
돈주앙보단
차라리
이쪽이 내겐 정서에 맞을수도 있었겠다 싶기 때문이다.
난 이런 서사적인 느낌을 참 좋아하니까.
그리고
음악들도
연습 장면으로 잠깐씩 들었지만
정말 맘에 든다.
음반이 나온다면 사고 싶을 정도로..
난 남성 합창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몇개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서
본 주배우는
예전과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아니,
다시 말하자.
내가 무척 고대하던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밝고 건강해보인다.
그는
고뇌와 수난으로 몸과 마음을
씻어내린 듯
온화하고 명랑하면서
영롱한
내가 무척 좋아하고,
그리워했던,
궁 시절의 그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
동시에
모습은
뜻밖에도
마왕시절의
한떨기 꽃처럼 단아하고 청초하면서
마왕의 오승하에서
내가 찾아낸,
그 독특한 가련함과 오만함과 초연함이 뒤섞인
차분함도 있다.
그리고
어떻든
내가 반가운 건
그는 이제
평온해보인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어찌 다 알까만은
그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안정되어 보인다.
이전의
그는
내게 늘 위태로운 느낌을 주었다.
각종 인터뷰나,
시상식에서 잠깐씩 보았던 그는,
물론
피상적으로밖엔 볼 수가 없지만
다른 곳을 헤매는 듯
늘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동떨어진 느낌 속에선
뭔지 모를
우수와 고독이 느껴졌다.
마치
가야할 길과,
가야할 수밖에 없는 길을 바라보며
뒤돌아서고 싶어하는 사람같은
세상에 홀로 남아서
뭔가
결단을 내려야하는데
그게 너무 싫은 사람처럼
내겐 늘
위태롭고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이제
다시 만난 그에게선
궁 시절의 천진함과
마왕 시절의 청초함과
그 만의 독특한 아우라라고 할 수 있는
오만함까지 곁들여
내 눈에 들어온다.
난
그에게 많이 놀란다.
그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생명의 항해를 비록 보진 못했지만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아는 바는 없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그런 기회를 좀 더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인터뷰 영상을
캡쳐해서 하나씩 들여다보며
특히
오승하와 너무 닮은 모습에
난 잠시 추억에 잠겨본다.
주배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