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내가 잘하는 것, 내가 못하는 것

모놀로그 2010. 8. 9. 20:54

난 게임을 못한다.

 

난 게임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내가 말하는 게임은

이른바

리니지니 스타크래프트니

말로만 들은 그런 게임이다.

 

그런걸 구경도 못해봤지만,

하다못해

벽돌깨기도 난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보석 게임이니, 과일게임이니

 

그런 플래쉬 게임이다.

그런데

그것도 실은 지지리 못한다.

 

가끔은 왜 못하는지 이해를 못할 정도로

정말 바보처럼 못한다.

 

특히 벽돌깨기는

정말이지

화가날 정도이다.

 

하지만

난 벽돌깨기나 보석게임이 너무 재밌다.

 

특히 보석 게임은 내 유일한(?)

컴퓨터 생활의 휴식처이다.

 

가끔,

 

마음이 산란하거나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

 

보석 게임을 즐긴다.

 

그것도 처음엔 지지리 못했다.

하지만

몇 년을 하다보니

그래도 조금은 늘었다.

 

점수를 백만점 이상 넘긴 적도 꽤 된다.

 

이백만점 넘는게 목표인데

한번도 달성해본 적이 없다.

 

난 운전을 못한다.

 

흔히 말하듯

난 길치이다.

난 방향감각이 없다.

난 오른쪽 왼쪽도 거의 구별 못한다.

 

중앙선 침범도 특기이다.

 

초보 시절

시내에 나갔다가

교통을 마비시킨 적도 있다.

 

혼자선 한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다.

 

내가 운전하면

온 가족이 전부 차에 오른다.

 

죽어도 혼자선 운전대를 못잡게 한 것이다.

 

초보 시절 그렇게 버릇을 들여서

난 한번도 혼자 운전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운전을 못하는 이유는

내가 길치이기 때문이다.

 

내겐 모든 길이 똑같이 보인다.

 

아마 음치가 나같은 경지에 있는 게 아닐까?

 

만일 길치만 아니었다면

난 운전을 아주 잘했을 것이다

 

왜냐면

난 여자가 잘하는 건

전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난 바느질을 못한다.

뜨게질도 못한다.

 

하물며

단추도 못한다.

 

내가 옷핀을 달면

반드시 비뚤어진다.

 

내가

바느질을 하면

아무리 기를 써도

삐둘빼둘이다.

 

내가 단추를 달면

바보같다.

 

난 머리도 못만진다.

 

멋지게

헤어스탈을 스스로 연출하는 재주가 난 없다.

 

눈썹을 다듬는다던가,

화장을 한다던가,

 

머리를 멋지게 틀어올려

핀으로 잘 연출한다던가

 

하여튼 그런 모든 여자들이 잘하는 걸

난 못한다.

 

다림질도 못한다.

 

대체 잘하는 거라곤 없다.

그건 나의 오랜 딜렘마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난 각종 전자 제품은 내가 다 설치한다.

청소기가 고장나면 내가 고친다.

 

웬만한 티비나 오디오, 비디오, 기타 음향 기기및

영상 기기는 내가 다 설치한다.

 

컴퓨터를 처음 대할 때가 생각난다.

난 켜는 법도 모른 체로

대뜸 컴터를 샀다.

 

별로 흥미도 없었음에도

그냥 샀다.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르고,

할 것도 없고,

 

통신이나 채팅에도 흥미가 없었음에도

난 그냥 샀다.

 

그리고

벌벌 떨면서

멀거니 며칠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부터인가

 

밤새워 컴터랑 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씨름하다보면

새벽 동이 터오기가 일쑤였다.

 

포토샵이며,

캡쳐며,

동영상이며

 

기타 컴터가 일으키는 문제들이며

 

전부 나 혼자 익힌 것이다.

 

물론

여기저기 다니며

얻어들은 풍월은 있지만

 

학원을 다닌 적도 없고,

서적을 들여다보며

연구를 한 것도 아니다.

 

지금도

동생넘이 컴터가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날 찾는다.

 

엄마도 종일 날 불러서

컴터 문제를 해결한다.

 

참 이상하다.

 

왜 난 이런 쓸데없는 걸 잘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건 못하는걸까.

 

나도 여자들이 잘하는 걸

잘하고 싶다.

 

이쁘게 화장하고

머리 모양도 세련되게 꾸미고

 

바느질도 잘하고

눈썹도 이쁘게 다듬는 등

 

여자스러운 걸 잘했으면 좋겠다.

 

난 왜 그런 걸 못할까.

 

운전도 잘했으면 좋겠다.

 

아니

운전은 잘한다.

단지

길을 못찾을 뿐이고

방향 감각을 몰라서

헤매는 게 두려울 뿐이지.

ㅋㅋ

 

운전이야

그냥 밟으면 나가는 거니까.

 

나도 가끔 미친 듯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싶다.

 

운전을 하면

정말 신날 것 같다.

 

게임도 잘했으면 좋겠다.

 

컴터를 남못지 않게 다루지만

이상하게도

게임은 못하는 게 화가 난다.

 

벽돌깨기도 못하고

보석 게임도 못하는 게

화가 난다.

 

나도

각종 어려운 게임들을 잘했으면 좋겠다.

 

하긴

난 게임이 별 재미가 없긴 하지만..

 

난..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하다.

 

왜 필요한 건 못할까.

왜 쓸데없는 것만 잘할까...

 

왜 인연을 잘 만들지만

이어가진 못할까.

 

왜 난 인간에게 쉽게 싫증내고

돌아서버릴까.

 

왜 난 남들이 잘하는 건

다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