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식물 강아지?
모놀로그
2010. 8. 3. 17:30
토요일 수술,
일요일 새벽 마치에서 깨어남
그리고 오늘 화요일..
녀석은 식물 강아지가 된걸까?
조용하고 멍한 눈빛에
한번 눕히면
고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어제 고기캔을 코끝에 대주니
잠깐 몸을 일으키긴 했다.
그러나
오늘 다시 멍한 얼굴로 돌아갔다.
수술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사실
살아난 것이 기적이긴하다.
신부전증 강아지가
수술을 이겨내고
마취에서 깨어나기까지 한 건
내가 생각해도 기적이다.
우린 그 얼마 안되는 확률에
승부를 걸었고,
그러나
일단 마취에서 깨어나서
회복만 잘하면
다시 예전까진 아니래도
비스무리하겐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녀석은
물도 먹고
약도 먹고
사료에 고기를 섞어 먹이면
어떻든 받아먹는다.
그러나
그 외엔
식물 강아지이다.
가여워서 꼭 안아준다.
전과 다를바 없는
커다란 검은 눈.
이쁜 얼굴..
그러나
이전같으면
내가 그렇게 안으면
신경질을 냈을 것이다.
녀석은 엄마 외엔 아무도
자길 안게 하지 않았으니..
또
먹을 때마다
어린애처럼
잔뜩 온몸에 흘려대서
가뜩이나 더러워진 몸이
더욱 엉망이 된다.
게다가 늘 젖어 있다.
드라이로 말려주면
가만 있는다.
전같으면
드라이로 말리기만 하면
잡아먹으려 들던 녀석이 말이다.
식물 강아지...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