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 2010. 7. 21. 22:19

최근에 많은 번호를 핸폰에서 삭제해버렸다.

 

덕분에 낯선 전화가 걸려오면 아예 받지 않는다.

오늘도 그럴 뻔 했다.

 

언뜻 보았을 때

낯익은 번호였다.

 

하지만

누군진 생각나지 않았다.

 

낯익은 번호였기에

일단 받았고,

 

여보세요~~

라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깨달았다.

 

웬일일까?

 

그 사람이 내게 전화할 일은 전혀 없는데..

 

난 오히려

그 너머로

다른 사람의 음성을 듣는다.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본다.

 

아직도 끊어지지 않고 있는 질긴 인연의 줄을

 

서로가 놓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마치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비록

생각지도 않은 사람의 전화지만,

 

어떻든

그는 그쪽 사람이다.

 

이유가 어떻든

그들의 전화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왜?

 

웬지 날 염탐하기 위해서처럼 보여서

영 기분이 그렇다.

 

아니.

어쩌면

정말 순수하게

친구로서 그 자신이 전화를 한 건지도 모르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말해서

반가왔다.

 

난 늘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아..

 

그립다.

 

그리운 사람들이 참 많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도 참 많다.

이상하게

 

그 사람들은

대부분이

 

온에서 알게 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단지 글로만 만났던,

그러나

 

오랜 친구보다 더 친밀하고

더 깊은 인연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다.

 

난 내가 저버린 두 사람을 생각한다.

 

단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그애들은 날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날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잊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몹시 보고 싶고, 여전히 사랑한다.

 

당시엔

글쎼..

날 짜증나고 힘들게 했지만,

 

그러나

 

그 누구보다

그들이야말로

내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뭐든 때가 있다.

이쯤에서 그만둬야 한다는 경종이 울릴 때가 있다.

 

그럼 일단 감정은 배제하고 정리해야한다.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럼

난 즉시 행동에 옮긴다.

 

그 기나긴 후유증과 그리움은

내 몫이다.

 

내가 치루어야할 댓가이다.

 

그러나

 

헤어지고, 정리해도

여전히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아직도 내 옆에 있는거지?

 

오늘

받은 전화는

마치 그에게서 걸려온 전화같았다.

 

그래서

난 말했다.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많이 좋아하고

늘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 원망하지마.

 

내 마음이 온전하게 전달되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