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나가야지...나가야지..

모놀로그 2010. 7. 1. 21:41

꼼짝 않고 앉아서

허공을 노려보며

 

한 시간 째

되뇌인다.

 

나가야지..

나가서 할 일이 있다.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

 

살 것이 있다.

 

지금 곧..

 

그런데

한 시간 째

 

가만히 앉아 있다.

 

무슨 생각하니?

 

다 잃었다는 생각...

 

모두 사라졌다는 생각..

 

모두 잃었다는 생각..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는 생각..

 

그리고

 

그건

바로 내가 한 일이라는 생각..

 

복수~!!

 

그래..

 

복수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

 

복수로 인해

가장 상처받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거

 

그거

이미 오승하가 알려준 거 아닌가?

 

후후..

 

그런데도

인간들은 복수를 한다.

 

그 복수로 인해

얻는 것도 없으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라는 거

뻔히 알면서..

 

오랫동안 쌓아온

많은 것들을 한 순간에

아무것도 아니게

 

없었던 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그러나

 

그러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게

또한 인간이다.

 

그렇게

 

파괴적인 정열~!

 

스스로를 망치고

 

그러면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열망~!

 

상대를 부정하고

 

그동안 있었던 모든 것을 無로 돌리고 싶은 열망..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절감한다.

 

그러나..

 

또한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큰 슬픔이요,

상실감이라는 것을..

 

내 진심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얼마나 엉망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난 그렇게 한다.

 

다 부숴버린다.

 

내가 망가졌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내 고통에 비하면

 

너의 그 알량한 자존심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어?

 

난 이를 악문다.

 

주먹을 움켜쥔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

 

참 슬픈 말 아닌가?

 

남몰래 흘리는 눈물..

 

아무도 모르는

그 쓰라린 눈물..

 

얼마나 외로운가~!

 

인간이란..

 

얼마나

외로운가..

 

나가야지..

나가야해...

 

빨리..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너의 그 외로움과 상실감의

동반자를 찾으러

 

나가야해~!!